"119입니다."
"..."
"여보세요?"
"..."
소방 상황실 요원이 말없이 끊어진 119 신고 전화에 빠르게 대처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80대 노인을 살린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인천시 남동구 한 주택에서 유선 번호로 119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소방 상황실에 있던 정선아 소방장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지만 잡음만 들릴 뿐 신고자는 말이 없었습니다.
정 소방장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계속했으나 신고자는 13초가량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내 전화가 끊겼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정 소방장은 이후 1분 동안 3차례 해당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화 중으로 연결되지 않던 전화는 4번째 시도 만에 겨우 연결됐습니다.
전화를 받은 신고자는 "곧 외래 진료를 받기로 한 지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어렵사리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정 소방장은 옆에서 계속 들리는 울음소리에 상황의 심각성을 직감하고 곧장 출동했습니다.
119구급대가 도착한 현장에는 80대 남성 A 씨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평소 지병을 앓던 A 씨는 구급대원들로부터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받으며 안전하게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신고를 했던 A 씨의 지인은 당황해서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소방장은 "모든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응급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는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정선아 소방장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