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한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농가 시름이 깊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가 구입하는 한우 가격은 여전히 비싼데, 그 이유를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 마트. 설을 맞아 최대 50% 한우 할인행사를 열었는데, 평일 낮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몰렸습니다.
[김희진/서울 강서구 : 할인 안 했으면 못 집어 들었을 거예요. 할인해도 좀 비싸긴 해요.]
[이혜숙/서울 강서구 : 전혀 그게 (한우 가격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까지 부담스러워서 세일 안 하면 사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도매가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1+ 등급 안심은 100g 기준으로 지난주 8천 원 안팎으로, 1년 전보다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우선 한우 사육 마릿수가 역대 최대인 355만 마리까지 늘었기 때문입니다.
2년 전 한우 가격이 비쌀 때 농가들이 앞다퉈 사육을 늘리다 보니 지금 공급 과잉 요인이 된 것입니다.
반면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며 한우 소비량은 줄어 지난해 한 가정의 평균 한우 구매량은 전년보다 6.1% 감소했습니다.
이런 도매가 폭락을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복잡한 유통 과정에다 산지에서 한웃값이 떨어져도 소매점과 식당들이 인건비와 운영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판매점은 "비쌀 때 사둔 한우 물량이 다 팔려야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도 재고 때문에 바로 주유소 판매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유를 대는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한우 농가의 어려움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서영석/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 : 농가들이 어려운 만큼 유통업체도 가격을 낮춰주고, 소비가 진작되어야지 농가들도 나중에 살고 소비자들도 좀 저렴한 가격에 (한우) 소비를 더 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한우협회는 "한우 1마리당 생산비는 1천100만 원 수준이지만, 도매가격은 7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소 반납 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전경배·신동환, 영상편집 : 김병직, CG : 장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