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를 막을 방법은?
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빌라왕과 킹메이커'라는 부제로 천빌라와 전세 사기 사건을 조명했다.
종로 일대에서 엄청난 재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그는 1000여 채의 빌라는 소유하고 있어 천 빌라 회장님으로 불리었다. 그런 게 그가 지난 10월 종로의 한 모텔 방에서 사망했다.
수억 원의 거래를 하던 천 빌라 회장님의 사망으로 갖가지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그의 고급 차량, 그리고 그의 연인까지 행방이 묘연해져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얼마 후 천 빌라 회장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빌라왕 김 씨였다. 그리고 그가 소유한 천 채가 넘는 빌라, 그리고 수 천만 원의 명품들은 전세 사기를 통해 획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후 빌라왕에 대한 제보들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분명 믿을만했던 중개 보조원이었던 김 씨. 하지만 어느 순간 연락이 두절됐고 몇 년 후 300채의 집을 갖게 됐다며 자랑했다.
이에 제작진은 천 빌라 김 씨와 함께 그의 주변인들을 추적했고, 그 결과 그를 빌라왕으로 만든 공모자들을 포착했다.
김 씨가 빌라왕으로 첫걸음을 내딛던 시절 그가 일했던 부동산은 조민정이 대표인 곳이었다. 조민정 대표는 이 업계에서 최초로 동시 진행을 시작했던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과거 조 대표는 동시 진행 수법으로 신축 빌라를 거래하고 빌라왕 김 씨와 많은 작업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제작진은 빌라왕 김 씨가 일명 바지였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김 씨 외에 수많은 바지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담당 변호인은 "거래를 해보는데 안전하면서 믿을만하면서 그러니까 한 사람한테 먼저 해보고, 문제가 없으니 계속 거래를 하고. 그러다 보니 200채가 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씨가 검증된 바지였을 확률에 대해 "어쨌든 사무실에 근무했으니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 거다. 약간 어눌하기도 하니까 어떻게 보면 이용하기 딱 편한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는 "무조건 2년 뒤에 터질 걸 아는데 내가 넣은 세입자는 안심으로 넣었기 때문에 세입자는 피해가 없다. 이 돈은 다 보증보험에서 나오고, 나랏돈이다. 이 눈먼 나랏돈을 누가 먼저 먹느냐"라며 나라가 나서서 피해자들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우리 국민 돈으로 보증을 하잖냐. 그렇다면 HUG에서 좀 더 책임을 지고 집주인에 대해서 세금 체납이 있는지 보유 주택 수가 어떻게 되는지 위험을 먼저 걸러서 문제가 있다면 계약 진행을 안 시키도록 해야 한다"라며 HUG의 역할을 지적했다.
그리고 "계약금 HUG가 10% 가지고 있다가 안전을 확인하고 문제가 없으면 임대인한테 계약금을 10% 지급하고 문제가 있다면 세입자한테 이러한 사유로 문제가 있으니까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라며 어느 정도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주어야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찰은 빌라왕의 배후 컨설팅업체 등에 대한 수사 확대를 예고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전세 사기 공모자들에게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는 "전세 사기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그다음에 투기 세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없다고 하는 점, 오히려 지금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는 점이 있어서 이 허술한 제도적인 허점을 입법으로 보완을 해야 처벌도 가능하고 피해 회복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임대인 김 씨가 사망함으로써 김 씨가 소유하고 있던 수많은 빌라, 오피스텔의 상속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임차인들이 이를 받으려면 상속권자들의 상속 여부를 하나하나 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경매를 통해 보증금 환수까지의 절차가 길어지게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소 잃은 외양간을 고친 후 다시 소를 잃게 된 일을 반복했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관계 당국이 전세 사기의 가해자들이 다시는 나타날 수 없도록 촘촘하고 빈틈없는 대책을 만들어줄 것을 강조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