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112에 울리는 전화
● 신고자 : ...........
● 112 : "도움이 필요하면 숫자 버튼을 눌러 주세요"
● 신고자 : (희미하게 다투는 소리)
112에 전화해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신고자의 낌새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안전하게 구출했습니다.
지난 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아침 8시쯤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에 '침묵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112에 전화를 건 신고자가 아무 말 없이 통화를 유지한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도움이 필요하면 숫자 버튼을 눌러 달라 안내했지만, 수화기 너머로는 답변 대신 야트막하게 다투는 소리가 돌아왔습니다.
이에 경찰 상황실 직원은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발령하는 '코드 1' 지령을 내려 위치추적시스템을 가동했고, 경찰은 신고자의 위치가 확인되는 오피스텔에 출동했습니다.
● 신고자 : "전화를 잘못 걸어서 신고를 취소하고 싶어요"
● 출동한 경찰 : "안전한 지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출동 경찰관이 신고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신고자는 "전화를 잘못 걸어 신고를 취소하고 싶다"라며 신고 취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전하는 신고자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은 경찰은 낌새가 이상하다고 판단해 "안전한 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오피스텔의 현관문을 두드렸습니다.
현관문을 연 것은 젊은 남성으로, 그는 태연히 경찰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이 남성의 어깨너머로 울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 현장에 있던 신고자 : (입 모양으로) '살.려.주.세.요'
이 여성은 소리를 내지 않은 채 입 모양을 이용해 "살려주세요"라며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이 강제로 진입해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전 여자친구인 신고자를 찾아가 말다툼을 벌이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한 뒤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경찰은 이들을 분리하고 이 남성을 체포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피해자 집 주변 순찰 강화하고 치료비와 심리상담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같은 '무응답 신고'를 접수하면 사소한 단서라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긴급상황으로 판단되면 신고자 위치를 추적해 빠르게 대처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