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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말리는 새벽 공습 잇따라…'키이우는 지금'

<앵커>

러시아가 새해 들어서도 우크라이나를 연일 공격하고 있습니다. 언제 공습경보가 울릴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저희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곽상은 특파원, 러시아가 오늘(2일) 새벽에도 그곳에 또 러시아가 미사일을 쐈다면서요.

<기자>

러시아는 새해 첫날인 어제에 이어 오늘 새벽에도 공습을 이어갔습니다.

자정쯤부터 새벽녘까지 요란한 공습경보가 울렸고 또다시 키이우 상공에 폭발음이 이어졌습니다.

미사일과 함께 이번에도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가 대규모로 공격에 동원됐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새해 첫날에만 우리 군이 샤헤드(이란산 자폭 드론) 45대를 격추했습니다.]

새해 이틀 연속 이어진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50명 넘게 다쳤습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새벽 공습에 주민들은 피 말리는 공포 속에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군사시설과 기간시설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피해는 민간인을 가리지 않습니다.

지난달 29일 공습 피해를 입은 민가에서는 미사일 잔해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에만 1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그 미사일들을 격추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보시는 것처럼 그 잔해 일부는 이렇게 민가를 처참하게 파괴했습니다.

[레오니드/'미사일 공습 피해' 키이우 주민 : 러시아를 증오합니다. 짐승 같은 자들입니다.]

<앵커>

이뿐 아니라, 러시아 공습 때문에 물과 전기가 끊긴 곳이 많아서 주민들이 힘들어한다던데, 그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러시아가 에너지 기반 시설 공습을 본격화한 뒤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정전과 단수가 일상이 됐는데요.

혼자 사는 한 70대 주민의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오후 3시만 지나면 어두워지는 키이우의 겨울, 메콜라 할아버지는 요즘 초를 켜고 이불 속에서 밤을 보낼 때가 많습니다.

당국이 하루 6시간씩 전기를 주는 시간을 미리 공지하긴 하지만, 공습이 있을 때마다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메콜라/키이우 주민 : 이틀 동안 40~50분만 전기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휴대폰만 겨우 충전시켰죠.]

전기가 안 들어올 땐 통신도 함께 두절되고 예고 없이 난방이나 수도가 끊기기도 합니다.

[메콜라/키이우 주민 : 심장 수술을 해 병원에 다니는데, 전기 통신이 끊기면 일이 생겨도 병원에 연락할 수 없어 걱정이에요.]

국제기구나 자원봉사 단체들이 발전기를 구해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비올레타/쉼터 이용자 : 러시아군은 비열하게 우크라이나 시민과 싸우고 있어요.]

러시아의 민간 기반 시설 공습은 혹한기 견디기 힘든 추위와 고통을 줘, 우크라이나인들의 항전 의지를 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의 공습이 공포와 좌절보다는 분노와 항전 의지를 키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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