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숨진 택시 기사 A 씨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씨는 범행 직후 6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커플링, 고급 술집, 호텔 등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에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여자친구에게 줄 명품 가방을 샀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는 또 A 씨의 스마트폰 잠금 패턴을 풀어 비대면 방식을 통해 수천만 원의 대출도 받았는데, 신용카드 사용액과 대출금을 합하면 5천400만 원의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잠금 패턴은 A 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첩에 그려진 것을 보고 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이를 이용해 A 씨의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택시 기사 본인 행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이 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택시 기사 A 씨에게 충분한 합의금을 주겠다면서 집으로 유인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예상한 합의금과 A 씨가 요구하는 금액이 맞지 않자 폭행해서라도 입막음해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결국 합의가 원활히 안 된 A 씨가 112에 신고하려고 했고, 그때 휴대전화를 빼앗고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범행 후 행각들로 미뤄 살인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계속해서 살펴본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다만 이 또한 이 씨가 검사를 거부하면 강제할 근거는 없습니다.
지뢰 유실 위험으로 인해 육로 수색에는 제한이 있어, 수중 수색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의 신상정보 공개를 통해 이 씨의 얼굴이 알려지면서 목격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씨가 동거녀를 살해하기 전과 후에 모두 이 집에 방문했다는 점검원 C 씨는 지난 29일 "9월에 이 집을 방문했을 때 이 씨가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큰돈을 상속받게 됐고 서울 마포구에 아파트를 계약했다는 등의 얘기를 하면서 기분이 엄청 좋아 보였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물어보지도 않은 얘기를 자랑하는 게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습니다.
C 씨는 이어 "'사모님(살해된 동거녀)은 왜 안 보이시냐'고 묻자 요즘에 이태원에 카페를 오픈해서 정신이 없다고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축하드린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