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손편지와 함께 5천만 원 가까운 성금을 놓고 간 남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익명으로 기부한 금액만 5억 원을 넘습니다.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반듯한 글씨로 또박또박 적은 편지와 현금.
어제(22일) 아침, 경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함 뒤편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남성이 두고 간 겁니다.
'저 아시죠.'라며 전화를 걸어온 남성은, 모금함 주변에 기부금을 뒀다는 말을 남기고 통화를 끊었습니다.
봉투에는 5만 원권부터 1천 원권까지 지폐와 동전 등 현금 4천7백여만 원과 함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손편지가 있었습니다.
모금회는 이 기부자가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성금을 보내온 익명의 독지가와 같은 사람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달에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 써달라며 같은 필체의 편지와 함께 현금 1천만 원을 모금함에 놓고 갔습니다.
이렇게 5년여 동안 40여 차례에 걸쳐 기부한 금액만 5억 원이 넘습니다.
[전성경/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 : 개봉을 해봤는데 자르르하면서 동전까지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분이 이전 메시지를 봤을 때 올해도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내 주셨구나라는 마음이 들었고.]
대표적인 법정 기부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해 목표한 연중모금액은 7천4백억 원.
하지만, 오늘까지 달성률은 70%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백억 원 가까이 적습니다.
[초의수/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한국 사회가 더 지금 외로워지고 있고 고립화되고 있는 이런 시대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 이런 인식이 (필요합니다.)]
모금회 측은 내년 1월까지 성금 모금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