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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암 투병 노스승 집 앞에 '100명의 산타'…제자들의 '감동 선물'

[포착] 암 투병 노스승 집 앞에 '100명의 산타'…제자들의 '감동 선물'
"친애하는 깁스 선생님, 당신은 존재 자체로 귀감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걸 나누고 또 우리에게 그 사랑을 고스란히 전해줬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제자가 스승 '깁스'에게 전하는 말 中

 암 투병 중인 노스승을 위해 100명의 제자들이 모여 그의 집 마당에서 깜짝 공연을 선보인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스승이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제자들이 그에게 크리스마스를 선물했다'라는 제목으로 스승을 위한 제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17일 토요일 오후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소도시인 저먼타운에 때아닌 노란색 스쿨버스가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청소년이 아닌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장년층 남녀입니다.

암 투병 중인 노스승을 위해 100명의 제자들이 모여 그의 집 마당에서 깜짝 공연을 선보인 사연 (사진= 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이들은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거나 손으로 쓴 팻말을 든 채 마을 한복판에 있는 2층짜리 회색 주택 마당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마당의 주인은 이들의 고교 시절 스승인 빈센트 깁스(Vincent Gibbs, 82)입니다.  

깁스는 매년 이맘때쯤 자신의 집 앞마당에 사슴과 썰매 모형 등을 놓고 나무와 지붕 등을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장식하는 등 따스한 성탄 분위기를 연출해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인간 크리스마스' (미스터 크리스마스, Mr. Christmas)라고도 불렸습니다. 

하지만 깁스가 올해 피부암에 걸려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게 되면서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던 그의 집주변이 장식없이 남게 됐습니다.

스승의 암 투병 소식을 들은 제자들은 스승이 활기찬 성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동문회를 열어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기로 합니다. 
 
당시 고등학생에서 세월이 흘러 40∼60대 중장년층이 된 제자들은 한마음으로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스승의 집 앞에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스쿨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 외에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까지 합하면 대략 100여 명이 넘었습니다. 

암 투병 중인 노스승을 위해 100명의 제자들이 모여 그의 집 마당에서 깜짝 공연을 선보인 사연 (사진= 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드디어 오직 한 사람, 모두의 스승인 깁스만을 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을 위해 창밖에서 '조용한 밤 거룩한 밤', '위 위시 유 어 메리 크리스마스' 같은 캐럴을 부르며 스승의 완치를 빌었습니다. 

어떤 제자들은 깁스를 향해 한 줄로 나란히 선 채 손팻말에 '사랑하는 선생님', '감동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을 순서대로 적어 머리 위로 들어 올렸습니다. 

암 투병 중인 노스승을 위해 100명의 제자들이 모여 그의 집 마당에서 깜짝 공연을 선보인 사연 (사진= 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깁스는 지금은 폐교한 록빌의 한 고등학교에서 1960년부터 1984년 마지막 학기까지 영어와 연극을 가르치면서 수천 명의 제자를 만났고, 일부를 입양해 친자식처럼 보살폈습니다. 

이날 찾아온 제자들은 한결같이 그를 "스승다운 스승"으로 기억했고, 특히 연극 수업에서 그의 가르침이 인생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멀리 덴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데이비드 밀러(Miller)는 "그냥 선생님을 보러 와야 할 것 같았다"면서 "스승님,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감사합니다"고 말했습니다. 

제자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깁스에게 마이크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정성껏 준비해 온 트로피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깁스도 산타 모자를 쓴 채 2층 창문을 통해 제자들을 맞이했습니다. 

암 투병 중인 노스승을 위해 100명의 제자들이 모여 그의 집 마당에서 깜짝 공연을 선보인 사연 (사진= 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제자들의 깜짝 공연을 본 깁스는 "너무나 감격스럽다"면서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왔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여기 계신 모두 사랑합니다", "내년에 꼭 한 분씩 만나고 싶다"면서 "내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다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감동적이다", "선생님이 주신 가르침이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선례다", "내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감명깊다" 등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그밖에도 깁스를 기억하는 다른 제자들 역시 댓글을 통해 깁스를 추억하며 스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암 투병 노스승 위해 깜짝 공연 선보인 제자 댓글 (사진=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깁스 선생님은 나의 고등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이셨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도록 다그치기도 하셨다. 그 분은 항상 본인의 가르침과 본인에 대한 확신이 있으셨다. 롤모델로 삼고 싶을 정도의 자신감. 엄하셨지만 (그의 가르침으로) 지금 내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감사합니다!" 

암 투병 노스승 위해 깜짝 공연 선보인 제자 댓글 (사진=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깁스씨는 유쾌하고, 영감을 주고, 또 문학을 정말 사랑하고 재미있어 하시는 분이었다. 예술에 관심 없던 학생들도 사랑하게 만들 정도로 타고난 재능을 가지셨다. 내 아내도 50년 간 얘기만 들었던 그 남자(깁스)를 보고 싶어서 제자들을 따라 방문했다." 

(사진= Jonathan Newton/The Washington Post,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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