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훔친 사람을 잡으러 간 경찰이 처벌과는 별개로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쪽방에서 어렵게 지내던 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인데, KNN 박명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의 한 무인점포입니다.
잠시 멈칫거리던 여성이 컵라면과 음료수, 과자를 챙겨 나갑니다.
이 여성은 해당 무인점포에서 열흘 동안 16차례에 걸쳐 약 8만 원 상당을 훔쳤습니다.
점포 주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이 여성을 체포하러 출동했습니다.
여성을 뒤쫓아 찾아가 본 거주지는 여인숙을 개조한 낡은 쪽방이었습니다.
한겨울 찬 바람이 그대로 들어오고 난방도 들어오지 않는 작은 방에서 경찰은 50대 부부를 찾았습니다.
[김종섭/부산진경찰서 형사과 : 바닥이 냉골같이 너무 차가웠고, 다른 온기는 전혀 없었고 최근에 매우 추웠는데 가스가 되지 않아서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장 먹을 것이 없자 끼니 해결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사람의 생활 환경을 본 형사들은 신원을 확인한 뒤 라면과 마스크 등 생필품을 마련해 전달했습니다.
경찰로부터 사정을 전해 들은 관할 구청은 이들 부부의 이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부산진구청 범천1동 주민센터 관계자 : 지금 집이 난방이 안 되고 취약하니까 이분들도 이사를 희망하시고 우선은 현 거주지에서 이사를 최우선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한편 경찰은 물건을 훔친 여성을 불구속 기소해 사법 처리는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전재현 KNN, 화면제공 :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