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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아이들은 아픔 모르길"…전화받고 나가니 '수천만 원 돈뭉치'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경남 키다리 아저씨'…총 기부액만 5억 4500만 원

"내년에는 우리 어린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기를 기도드립니다."

아픈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써달라며 일명 '경남 키다리 아저씨'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한 현금 4700여만 원과 손 편지. 이 남성의 기부는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차디찬 연말 겨울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

21일 오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에는 익숙한 목소리의 반가운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일명 '경남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익명의 기부자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꼭 발신 제한 번호로 전화를 걸어옵니다.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고 운을 뗀 그는 "중증 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병원비로 사용되기를 바란다.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는 짤막한 말과 함께 사무실 앞 모금함 뒤에 기부금을 뒀다고 알려줬습니다.

전화를 받은 모금회 직원은 모금함 뒤에 있던 두툼한 신문뭉치를 발견했고, 신문지를 펼치자 키다리 아저씨가 손수 쓴 손편지와 함께 5만 원권과 1만 원권, 10원짜리까지 총 4749만 4810원이 쏟아졌습니다.

편지에는 "병원비로 힘겨워하는 가정의 중증 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 이하 아동들의 의료비로 사용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어린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라는 글이 정갈하게 적혀있었습니다.

경남 키다리 아저씨는 자신을 꽁꽁 숨긴 채 이맘때쯤이면 산타마냥 수년째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을 찾아 온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시작된 기부는 연말뿐만 아니라 국내외 사건 · 사고가 있을 때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에는 강원 · 경북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을 위해 600만 원, 지난 11월에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을 위해 1000만 원을 성금했습니다.

올해만 6천만 원 넘게 기부를 한 그는 2017년부터 오늘날까지 41차례에 걸쳐 총 5억 4500만 원을 기부해왔습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보내주신 성금과 손편지를 보니 지난 1년간 기부를 준비한 마음이 느껴진다"며 "기부자님의 바람대로 아픈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매해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웃을 위해 성금을 보내주시는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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