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결승 진출을 다툴 프랑스와 모로코는 이미 응원 열기가 뜨겁습니다. 그런데 준결승을 앞두고 프랑스 관광객 1명이 모로코에서 현지인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일이 일어나 두 나라에서 모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프랑스 파리에서 곽상은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모로코 수도 라바트 근처 해안도시에서 어제(13일) 프랑스인 관광객 부부가 현지인의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졌습니다.
가해자는 이유 없이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소식이 전해지자 월드컵 프랑스-모로코전을 앞둔 프랑스가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1912년부터 45년 동안 프랑스에 식민 지배를 받았던 모로코계 주민들의 민족 감정이 내일 경기를 계기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앞서 8강전에서 모로코가 포르투갈을 꺾은 뒤 프랑스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모로코를 침범했던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데 흥분한 팬들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경찰이 최루탄까지 쏘며 해산에 나섰습니다.
[모로코 축구 팬 : 그동안 승리해온 것처럼 프랑스도 꼭 이겨야 합니다. '나이 든 어머니 나라' 프랑스에 작별을 고할 겁니다.]
프랑스에는 150만 명이 넘는 모로코 출신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고, 이 중 절반은 이중국적자입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프랑스를 응원해야 한다는 등 벌써부터 민족 감정을 부추기는 발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 프랑스에는 모로코나 알제리 같은 북아프리카 선수들이 많이 있거든요. 이주민 아프리카인들과 원래 조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끼리의 문화적 대결이라는 점도 있고요.]
프랑스 당국은 파리에만 5천여 명의 경찰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