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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히잡 안 쓰고 경기했다고…선수 집 폐허로 만들어

<앵커>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클라이밍 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참가했던 이란 여성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이 선수의 집은 폐허로 변해버렸습니다. 또, 이란 월드컵 대표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하자 환호하던 이란 남성은 군경의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건물 외벽과 지붕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집 앞에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스포츠 대회에서 받은 메달도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습니다.

지난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해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영웅으로 떠오른 엘나즈 레카비 선수 가족의 집입니다.

현지 언론 이란와이어는 이란 경찰이 주택을 철거했고, 레카비 선수의 오빠에게 법 위반으로 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레카비 선수는 귀국 이후 부친의 집에 연금됐으며, 해외로 나가거나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 가족의 재산을 몰수한다는 협박을 받아왔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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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이후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이란 정부는 강경한 진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이란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미국에 패배하자 축포를 터뜨리고,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란의 패배에 환호하던 남성 메흐란 사막은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란 인권센터는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에서 보안군 손에 살해된 사람이 지금까지 448명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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