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노쇼 사태'로 국내에서 악명이 높았던 포르투갈 호날두는 본인 뜻과는 무관하게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우리 팀 첫 골을 크게 도와준 것도 사실상 호날두였습니다.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전반 27분 나온 천금 같은 동점골.
코너킥 수비에 가담한 호날두의 등에 맞은 공이 김영권의 발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면서 동점골의 발판이 됩니다.
[배성재/SBS 캐스터 : 호날두의 어시스트. 김영권이 멋지게 처리했습니다.]
반면, 우리 골문 앞에서 호날두는 침묵했습니다.
결정적인 골 찬스에서 마치 수비수처럼 공을 걷어냈고, 특유의 문전 쇄도는 번번이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렸습니다.
[박지성/SBS 해설위원 : (호날두의) 오늘 컨디션 안 좋아 보여요. 다행이네요. 계속 경기장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내내 침묵하던 호날두는 후반 21분, 비교적 이른 시간 교체됐고, 천천히 걸어 나오다 조규성 선수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호날두/포르투갈 주장 : 교체되기 전에, 한국 선수가 나를 빨리 나가라고 했었고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얘기했습니다.]
경기 직후 SNS에서는 호날두에 대한 환호가 이어졌습니다.
호날두가 공수에서 우리 대표팀을 도왔다며 호날두와 한반도의 합성어인 "한반두"라는 신조어가 곧바로 탄생했고,
[채팅창에 '한반두'라는 말이 나와요.]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호날두의 합성 사진과 호날두의 사진이 들어간 주민등록증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 2019년 K리그 선발팀과의 경기에서 이른바 '노쇼 사태'를 일으켜 '날강도'에 빗댄 "날강두"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을 얻었던 호날두는 의도치 않은 3차전 활약으로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