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대 수혜자는 카타르 아닌 두바이?…이유 보니 [월드컵Pick]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바이가 카타르 월드컵을 응원하러 온 각국 축구 팬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두바이가 이전부터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숙박시설 및 항공편에 있어서 축구 팬들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외국에서 오는 축구 팬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된 카타르와 달리, 두바이는 다양한 가격대의 숙박시설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유명 관광지인 야자수 모양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지은 신축 호텔을 축구 팬을 위한 숙박시설로 할당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또 두바이는 월드컵 기간 동안 관광객에게 간소화된 입출국 절차를 적용해 카타르에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했습니다.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는 비행기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두 도시를 잇는 항공편이 매일 수십 편에 달해 숙박은 두바이에서 하고 경기가 있는 날에만 카타르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바이 파이브 호텔 경영자인 카비르 멀챈대니는 "이 기간 객실의 90% 이상이 예약됐다"며 "월드컵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두바이가 축구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현상의 일등 공신은 '음주 허용'입니다.

카타르는 대회 기간에도 사실상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엄격한 음주 및 복장 규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당초 경기 입장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경기장 인근 '지정구역'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었지만, 카타르는 개막 이틀 전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도하 시내 '팬 구역'과 일부 허가 받은 장소에서만 주류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경기장 내에서는 무알코올 맥주만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주요 후원사이자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며 맥주를 판매할 계획이던 한 맥주회사는 공식 SNS에 '우승하는 나라가 맥주를 갖는다. 누가 갖게 될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WSJ에 따르면 영국과 이란, 웨일스와 미국의 경기가 열린 당일 두바이 공항의 한 터미널에서는 맥주가 동이 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