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의 지하철역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마구 구타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부 외신들은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다고도 전했는데, 반정부 시위가 석달째 이어지는 이란에서 경찰 진압도 갈수록 격해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출구 쪽으로 달아납니다.
놀란 이들이 뒤엉켜 넘어지며 승강장은 일대 혼란에 휩싸입니다.
이란 경찰이 시민을 향해 발포한 직후 상황이라며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입니다.
또 다른 동영상에는 경찰이 객차를 옮겨 다니며 곤봉으로 여성들을 마구 구타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을 계기로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확산한 지 석 달째.
특히 과거 유혈 진압으로, 시민 수백 명이 사망한 '피의 11월' 3주년을 맞아 상인들까지 가게 문을 닫고 동참하는 등 시위가 확산하며 경찰의 폭력 진압도 한층 격해지는 양상입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휴먼라이츠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에게는 사형까지 선고되고 있습니다.
[안나레나 베어복/독일 외무장관 (지난 14일) : 아무런 후과 없이 자국민을 억압하고 협박하고 죽일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이란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겁니다.]
하지만 핵사찰 문제 등으로 이미 서방 제재에 익숙한 이란 당국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자국민에 대한 유혈 진압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