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에 있는 한 예술대학 대학원에 들어간 중국유학생들이 1명당 250만 원 안팎의 돈을 입학 수수료 명목으로 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규정에도 없는 이 입학수수료를 받은 계좌의 주인은 해당 대학의 한 교수였습니다.
김덕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예술대학.
지난 7월 이 학교 직원 A 씨는 중국 유학생이 대학원에 입학하려면 학칙이나 모집 요강에도 없는 돈을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한 중국인 학생을 대학원에 추천하려 했던 교수가 별도의 수수료 얘기를 듣고 놀라서 연락해 온 겁니다.
[A 씨/학교 직원 : 교수님께서 혹시 이거 알고 있었느냐, 지금 이거 너무 큰 일이고. 다른 학생들도 혹시 돈 이렇게 내고 왔느냐고 물어보셨어요.]
확인한 결과 이 학교에 2020년부터 입학한 중국 유학생들이 문제의 돈을 낸 걸로 파악됐습니다.
석사 과정은 1만 2천 위안, 박사과정과 석·박사 통합 과정은 1만 5천 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25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이 돈은 대외 협력을 담당하는 C 교수 개인계좌로 들어갔습니다.
해당 유학생들은 C 교수가 공식 수수료라면서 학교에서 발급한 문서까지 제시하자 송금한 걸로 취재됐습니다.
[A·B 씨/학교 직원 : 자기는 외국인 유학생 대학원의 입학 공식 수수료 수취인이다. 그 문서에는 총장 직인이 찍혀 있었고….]
현행법상 학교가 받은 기부금이나 수업료 등 모든 비용은 교비회계 수입으로 별도 법인계좌로 관리해야 합니다.
[신태섭/변호사 (전 교육부 자문) :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관련된 업무이기 때문에 이건 당연히 학사 업무이고, 엄격한 회계 구분에 따라서 교비 회계로 처리하는 게 원칙입니다.]
이 돈을 내고 들어온 중국 유학생들은 15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C 교수는 SBS 취재진에게 "학교와 공식 업무 협약을 맺은 중국 현지 기관이 자신에게 국내 에이전시 업무를 부탁해 이를 맡아 그 수수료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자신의 계좌로 수수료가 입금되면 20%는 현지 기관에 송금하고, 나머지는 학교 업무에 쓰거나 학교에 기부했다"며 "지난 7월부터는 다른 회사가 에이전시를 맡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구체적인 수수료 액수는 몰랐다"며 "C 교수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조창현,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