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진정한 애도의 길?…유족 동의 없이 155명 이름 공개

<앵커>

한 인터넷 매체가 유족에게 동의도 받지 않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매체는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을 위해서 공개했다고 하는데,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일(15일) 창간을 앞둔 한 인터넷 매체 홈페이지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 155명의 실명이 공개됐습니다.

해당 매체는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묻히게 해 파장을 축소하고 있다며 이름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규명에 기여 하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매체는 유가족협의체가 없어 유족께 동의를 구하지 못해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가족 동의 없는 희생자 실명 공개에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유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권리 침해를 야기한다며 명단 공개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한 유가족도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희생자 유가족 : 유가족들만큼 이 사람들이 슬플까요. 유가족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전 국민에게 애도를 강요를 한다는 것은, 이거는 본인들 언론사의 이름을 알리고자 하는 일밖에 더 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정치권 반응은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명단을 공개한 건 '친 민주당 성향 온라인 매체'라면서, 명단 공개를 주장해 온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유족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은 공개한 건 분명한 2차 가해라며 언론 자유의 영역이 아닌 폭력이자 무도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명단 공개는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희생자 명단 공개와 제대로 된 추모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는 유가족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동의 없는 명단 공개는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소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