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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작품에 '수프 투척' 시위…무릎 꿇더니 외친 말

<앵커>

미술관에 전시돼있는 반 고흐 작품인 해바라기가 토마토 수프를 뒤집어쓰고, 모네의 건초더미는 으깬 감자를 맞았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일부 환경단체들의 이른바 명화 테러로 인해, 유명 작품들이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이 관련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갑자기 나타난 두 명이 토마토 수프를 끼얹습니다.

명화 훼손 시위

다른 관람객들이 놀라 경비를 부르는 사이, 이들이 소리칩니다.

[그림을 지키는 게 지구와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하는 기후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 현장인데, 이 단체의 활동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은 이들의 행동이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말합니다.

[리치 펠게이트/'저스트 스톱 오일' 시위 영상 제작자 : (왜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쓰나요?) 환경 운동가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라는 중요 이슈가 간과되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영상 기록도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리치 펠게이트/'저스트 스톱 오일' 시위 영상 제작자 : 안타깝게도 기성 언론에서는 '기후 위기'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습니다. (이들의 시위를 기록해) 토론을 촉발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고흐와 고갱의 작품에 풀칠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페르메이르의 명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풀칠 공격을 받았고, 독일에서는 모네의 '건초더미'가 으깬 감자를 뒤집어썼습니다.

네덜란드 법원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이런 시위를 벌인 환경 운동가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리치 펠게이트/'저스트 스톱 오일' 시위 영상 제작자 : 이 환경 운동가들이 지금은 미움을 받지만, 미래에는 '그들이 옳았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일에는 대가가 따르죠.]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충격요법 시위가 정부와 시민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병직, 자료영상: '저스트 스톱 오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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