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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더 짧은 압박성 질식…'압사 생존법' 효과 있나

<앵커>

이태원 참사를 재난의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Q. 대형 압사 사고 원인은?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지난해 미국 휴스턴 공연장에서 압사 사고로 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관객 5만 명 중 상당수가 무대 쪽으로 더 다가가려고 하다가 압사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런데 사망자는 관객석을 네 구역으로 나눴을 때 한 구역에서만 발생했습니다. 관객의 한쪽 쏠림이 원인이었습니다.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차단벽을 설치하거나 출입구를 폐쇄하는데, 이것이 모인 사람들의 내부 압력을 높이고, 이때 차단벽이 무너지거나 출입문이 열리면 순간 엄청난 힘이 그쪽으로 쏠려서 대형 압사 사고로 이어집니다. 이번 참사 발생 장소로 지목된 골목은 비좁고, 거기 모인 사람들의 내부 압력이 쉽게 높아졌겠죠. 또 내리막이어서 그 힘이 한쪽으로 쏠리기 쉬운 구조였기 때문에 압사 사고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Q. 압사 시 신체 변화는?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숨을 들이마시면 허파가 늘어나면서 가슴과 배가 팽창하죠. 가슴이나 배가 눌리면 허파가 늘어날 공간이 없어서 숨을 멈춘 상태가 됩니다. 일본 도쿄대 연구에서는 여성은 자기 체중의 60% 무게에 짓눌려도 호흡 정지가 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몸속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심장으로 들어가야 할 혈액이 못 들어가고 얼굴 부위 혈관들이 터지게 돼 눈과 얼굴에 붉은 점이 생기는데 외상성 가사라고 하고요, 압사 원인 중 가장 많습니다. 또 남에게 밟힐 때의 엄청난 통증과 상황에 대한 공포 때문에 쇼크에 빠져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Q. 늦은 구조 피해 키웠나?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은 4분입니다만, 압사 사고는 기도와 혈관이 손상된 상태라서 골든타임이 더 짧습니다. 또 심폐소생술 외에 고농도 산소와 인공호흡기 치료도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구조대 도착이 늦어져 병원 치료가 지연된 점은 아쉽습니다.]

Q. 압사 사고 생존법, 효과 있나?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한두 명한테 짓눌린다면 가슴을 보호하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압사 사고는 1㎡ 공간에 성인 10명 정도의 무게로 압력을 받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럴 땐 두 팔로 견디기는 어렵겠죠. 배에 압력을 받아도 똑같은 손상을 입게 됩니다. 압사 사고 생존법보다는 압사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Q. 사진 · 영상 도는데…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희생자가 드러나는 현장 영상은 그것을 보는 국민들도 트라우마를 받게 되지만 유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공포를 남깁니다. 때문에 대한정신건강의학회가 사고 영상과 사진 유포를 중단해달라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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