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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사활 거는 와중에 유튜버 인증샷 등 '눈살'

심폐소생술 사활 거는 와중에 유튜버 인증샷 등 '눈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현장에서는 시민 의식이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환자 수십 명이 한꺼번에 길바닥에 그대로 쓰러지는 바람에 심폐소생술(CPR)을 할 수 있는 구급대원이 부족해지자 시민들은 앞다퉈 사활을 걸고 CPR에 나섰습니다.

구급대원을 도와 들것에 환자를 옮기고 너나 할 것 없이 생면 부지의 환자에 4∼5명씩 달라붙어 팔다리를 주무르는 시민도 많았습니다.

주위 가게 직원들은 꽉 조인 옷을 찢고 CPR을 하라며 한달음에 달려와 가위를 빌려주고 물을 주는 등 시민들을 도왔습니다.

사고 당시 골목길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술집 직원들이 입장료를 받지 않고 문을 열어주며 대피시켰다는 경험담도 온라인에 속속 올라왔습니다.

이와 반대로 참사 현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거나 휴대전화를 들고 숨이 멈춘 피해자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유튜버들이 삼각대를 동원해 현장을 생중계해 끔찍한 사고 현장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일도 생겼습니다.

도로 이곳저곳에서 환자들이 CPR 조치를 받는 모습이나 널브러진 시신을 찍느라 인파가 더 몰려 현장 통제가 마비되다시피 하기도 했습니다.

어제(29일) 밤부터 30일 이른 새벽까지 해밀톤호텔 앞 이태원로에는 경찰과 소방관이 지휘봉을 휘두르며 길을 비켜달라거나 돌아가라고 여러 차례 소리를 질렀으나, 촬영하고 구경하려는 사람으로 통제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구급차 수십 대가 출동해 환자들을 구조하는 현장 바로 옆에서 클럽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 수십명의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영상의 진위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지만, 주변 건물과 음성을 고려하면 참사 당시 이태원일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이 참사 뒤 이태원 지역의 영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부 술집과 클럽 등은 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영업했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사고로 인한 교통체증과 현장 통제로 일대 진입이 불가능해지자 일부 시민들은 인근의 경리단길, 해방촌 등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새벽 4∼5시까지 대로변 곳곳에서 핼러윈 코스튬을 차려입은 채 술을 마시며 파티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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