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마약 관련 사건·사고가 참 많았습니다.
마약사범이 늘면 그만큼 압수된 마약도 많아질 수밖에 없죠.
이 마약들을 그냥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 처리될까요?
수사 과정이나 세관 통과 과정에서 압수된 마약은 일단 검찰로 넘겨집니다.
이를 토대로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압수된 마약은 아무 데나 두면 안 되겠죠.
규정이 꽤 까다로운데, 일단 보관 책임자가 일하는 사무실 안이나 전용 창고에 있는 보관함에 둬야 합니다.
이 보관함은 다른 곳으로 쉽게 옮길 수 없어야 하고 이중 잠금장치에 철제로 돼 있어야 합니다.
부패가 우려될 경우 건조해서 보관하거나 기화하는 마약류는 이중 포장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보관된 마약은 피의자의 범죄 사실이 확정된 뒤에야 비로소 처리될 수 있습니다 .
마약류관리법 제53조에 따르면 몰수 마약류를 처리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시·도지사, 즉 지자체입니다.
검찰은 수사에 썼던 몰수 마약류를 지자체에 인계하고 지자체는 인수한 마약을 안전한 보관함에 보관해야 합니다.
법원이 확정 판결을 내리고 검사로부터 사건 종결 사실을 통보받으면 그때부터 지자체는 이 마약류를 본격적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소각, 이외에도 가수분해법이나 희석법 등을 사용해 어떻게든 압수한 마약을 마약이 아닌 물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방법들을 다 동원해도 폐기가 안 되는 경우에는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가 없는 지하 1m 이상 땅속에 파묻어버리거나 바닷물 속에 가라앉히는 방법 등을 씁니다.
몰수 마약은 여러 손을 거치는 만큼 중간에 유출될 수 있어 모든 과정은 아주 엄격한 규정과 절차 하에 진행됩니다.
최근에는 병원과 동물병원에서 취급하는 마약류 약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전혜숙/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월 복지위 국감 당시) : 제가 암 환자 약을 받았는데요, 이거 이렇게 방치해서 되겠습니까?]
마약 범죄에 대한 수사와 함께 우리 주변의 마약류에 대한 관리도 사각지대 없이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압수한 마약은 어디로 갈까?…몰수 마약의 험난한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