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믿었던 딸기·초코우유의 배신…흰 우유는 안 들어간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저희가 시중에 파는 딸기우유, 초코우유 이런 거 보면 흰 우유에 첨가물이 들어가 있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기가 쉬운데 실제로 다 그런 것도 아니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딸기우유, 바나나우유, 초코우유 이렇게 가공유들에 흰 우유인 원유가 절반도 채 안 들어간 제품들이 많았는데요, 꼼꼼히 따져보시고 구매하셔야겠습니다.

어떤 제품에 원유 함량이 높은지, 혹은 낮은지 따져보기 전에 원유가 안 들어갔다면 뭐가 들어가는 건지 봐야겠죠.

탈지분유, 그러니까 분유 탄 물에다 유지방을 섞어 만드는 '환원유'라는 걸 쓰는데요, 그런데 이 탈지분유가 우유에 지방 제거하고 건조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걸 가지고 반대 과정을 거쳐서 다시 가공유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주요 유업체 7군데 가공유 70개를 조사했더니, 그중 38개, 그러니까 53%는 진짜 우유가 절반도 안 들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은 원유가 전혀 안 들어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럴 거면 딸기 '분유'라고 팔았어야죠.

소비자들이 '우유'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게 신선함이잖아요.

하지만 가공유는 가공을 더 거치는 거니까 당연히 그냥 우유보다는 덜 신선하게 됩니다.

다만, 영양소 파괴는 없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앵커>

이런 제품들이 구체적으로 뭔지도 좀 알려주시죠.

<기자>

네,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제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총 13개 제품인데요, 화면을 보시면 다음 달 사업을 접는 푸르밀의 제품이 7개로 가장 많았고요.

또, 매일우유 초콜릿과 동원의 덴마크 딸기딸기우유, 연세 우유의 마카다미아 초코우유 등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또 원유가 4분의 1 이하로 들어간 제품도 11개에 해당했습니다.

그럼 모든 가공유가 탈지분유를 대부분 사용하는 거냐,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동원의 덴마크목장 원유 담은 딸기 우유와 바나나 우유가 95% 넘게 들어갔고요.

빙그레 바나나 맛, 딸기 맛 우유 미니와 또 매일유업 바나나 우유 오가닉밀크가 90%를 넘었고요.

가공유 점유율 1위인 빙그레 바나나 맛 우유 원유 함량도 85%가 넘어서 높은 축에 속했습니다.

지금 제가 알려 드린 것 외에 다른 제품의 원유 함량을 알고 싶으시면, 제품의 성분 함량을 통해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제 제품에 적혀 있는 그 성분 함량표 같은 걸 보면 된다는 거잖아요. 뭘 봐야 되는 겁니까?

<기자>

제품 후면에 보시면 탄수화물 몇 퍼센트 이렇게 적혀 있는 것에 탈지분유나 이런 거의 함량, 퍼센티지가 적혀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탈지분유 몇 퍼센트 원유 몇 퍼센트 그렇게 적혀 있는 거군요. (그거 확인하시면 됩니다.) 왜 이렇게 그러면 탈지분유를 쓰는 겁니까?

<기자>

네, 우유회사들은 농가에서 연간 우유를 구입해야 하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그때 흰 우유 수요가 달라서 남는 우유로 만든 탈지분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인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우유업계 관계자 A : 우유제조사들의 원유 수급을 위한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유가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지, 원유를 가공한 탈지분유가 들어간 거기 때문에 유제품은 맞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원가절감을 위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우유업계 관계자 B : (원유보다) 확실히 탈지분유는 원가가 쌉니다. (한 어느 정도 싸요? 대충….) 반값 정도 들어간다? 원가의? 제가 봤을 때는 (탈지분유 사용 이유는) 원가가 제일 큰 거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가공유에 원유가 1도 안 들어가도 제품명에 '우유'라는 단어를 쓰는 걸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르면 우유와 유사한 성분을 사용했다면 우유로 표기해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품 하단에 가공유나 유음료를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을 오는 31일에 마무리 짓기로 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재료는 그대로 사용하고 가공유 가격만 올리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