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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이대호 "내 점수는 50점…롯데 우승 못 하고 떠나서"

은퇴 경기 날, 은사인 양상문 전 감독과 대화하고 있는 롯데 이대호 (사진=연합뉴스)

오지 않을 거 같았다는 10월 8일, 자신의 은퇴식을 맞이한 이대호는 차분한 표정으로 선수 인생 마지막 날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대호는 오늘(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떨리고, 기대되고, 아쉬운 점도 있다. 저를 보기 위해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사랑받으며 떠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은퇴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첫째 딸이 감기에 걸려서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오느라 마지막 출근길을 실감하지도 못했다는 그는 "아빠 은퇴하니 딸도 긴장이 풀렸나 보다. 딸이 아빠 울지 말라고 대신 아픈 것 같다"고 했습니다.

22년 동안 이대호는 한국 야구계에 거인과 같은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2010년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에 은퇴 시즌인 올해 맹타까지 열거하면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이대호는 은퇴 시즌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맹활약으로 팬들로부터 은퇴를 번복해달라는 요청을 수도 없이 받았습니다.

이대호는 "홀가분하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생각보다 결과가 잘 나왔다"면서 "한국 돌아올 때 우승하고 싶어서 돌아왔다고 했는데 약속을 못 지켜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제가 가진 야구 기술이라든지 후배에게 전수할 수 있는 노하우는 전화 통화든 만나서든 이야기해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대호는 당장 은퇴 이후 계획을 잡지 않았습니다.

"오늘 팬들께 나눠 드릴 사인을 준비하고, 딸의 기침 소리에 거의 잠을 자지 못해서 내일은 당장 쉬고 싶다"며 소박한 '은퇴 다음 날' 계획을 밝혔습니다.

당분간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평소 관심을 뒀던 방송 출연으로 겨울을 보낼 계획입니다.

그러나 롯데 팬으로 자라 사직구장에 '등번호 10번'을 남기고 떠나는 이대호가 롯데를 잊을 수는 없습니다.

이대호는 "기회가 된다면 롯데에 와서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 코치들과 함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끝으로 이대호에게 '야구 선수 이대호'의 성적을 매겨달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대호는 "50점"이라고 잘라 말하며 "개인 성적은 괜찮았다.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사랑한 롯데 우승을 못 하고 떠나는 건 감점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일본과 미국에서 뛴 시간을 제외하면 롯데에서만 뛴 '영원한 거인'다운 답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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