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80대 여성이 인도 위를 달리던 전동 킥보드에 치여 숨졌습니다.
면허도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전동 킥보드를 빌려 타다 사고를 낸 건데, 먼저 소환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종시에 사는 A 씨는 황망한 사고로 최근 80대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지난 8월 1일 오후 7시쯤 인도 위를 달리던 전동 킥보드가 건널목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80대 어머니를 들이받은 겁니다.
[A 씨/킥보드 교통사고 유가족 : 저쪽에서 킥보드가 확 와서 엄마랑 부딪히면서 엄마가 뒤로 넘어지시는 것까지 나왔어요.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세게 부딪치는 게 CCTV 상에도 확인이 된다고….]
뇌출혈을 일으킨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보름 만에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킥보드에는 두 사람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둘 다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킥보드 운전은 오토바이 같은 원동기 면허를 최소한 소지해야 합니다.
또 인도로 통행해서는 안 되고 2명 이상 탑승도 금지돼 있는데, 이를 모두 어긴 상태였습니다.
[A 씨/킥보드 교통사고 유가족 : 앞에 가해 학생 그러니까 과실이 제일 많았던 운전자 학생은 킥보드를 이렇게 잡고 있었고 뒤에 친구가 매달려서 이렇게 같이 가고 있었고요.]
킥보드 대여에 필요한 운전 면허증 인증 절차는 허술하기만 했습니다.
[유택수/세종남부경찰서 교통관리계장 : 인증 절차를 진행을 할 때 '다음에 인증하기'로 해서 넘어가면 일시적으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운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가족들은 인증 시스템만 제대로 작동했으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A 씨/킥보드 교통사고 유가족 : 실제로 탑승하는 사람이랑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어떤 시스템을 좀 만든다든가 했으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건데….]
경찰은 조만간 두 학생을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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