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휴 전날이었던 9월의 마지막 날, 우리 코스피는 2,150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9월 시작할 때만 해도 2,400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속에 한 달 동안 10% 넘게 떨어졌습니다. 내일(4일)부터 시작될 10월 주식시장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때문에 국내 또는 해외 주식을 산 사람들은 밤낮으로 고민이 많습니다. 아예 주가를 안 본다는 사람도 있는데 한편에서는 주식에 중독된 것 같다며 상담 기관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내용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주식 투자자가 중독자로 변하는 건 본인 통제력을 상실한 경우입니다.
경제력을 고려할 때 투자를 더 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혼자 힘으로 주식을 끊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4년간 주식과 선물에 중독돼 4억 원을 잃은 40대 A 씨가 그랬습니다.
[A 씨/주식중독 경험자 : 크게 벌었던 기억에 사로잡혀서 '이 정도 돈이면 다시 되겠지'라고 생각해서 대출을 받고 했지만, 중독된 상황에서는 이성적인 생각이 불가능해요.]
잃은 돈을 만회하려고 다시 투자하는 이른바 '추격 매수'도 중독자들의 특징입니다.
20대 B 씨도 직장을 다니면서 모은 5천만 원을 주식과 선물로 잃고도, 다시 또 대출을 받아 추가 투자를 하다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B 씨/주식중독 경험자 : 대출을 해서 좀 벌어보자 이런 생각으로 대출을 받았던 것 같아요, 보상심리 같은 것도 있고요. 주변 사람들은 다 버는데 왜 나만 이럴까….]
주식 중독은 이런 특징 때문에 심리상담 분야에서 도박 중독의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이찬모/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예방홍보팀 선임 : 첫 번째는 불확실한 사건이고요. 두 번째는 돈이나 가치 있는 것을 거는 행위, 이 두 가지 조건이 성립되면 저희가 도박이라고 하는데, 주식은 도박에 포함되는 게 맞거든요.]
주식 열풍 속에 중독 문제로 상담 기관을 찾는 인원도 5년 사이 6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중독임을 인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른 중독자보다 더 깁니다.
[이찬모/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예방홍보팀 선임 : '잠깐 내가 분석을 잘못해서 그런 거야', '실수로 내가 일시적으로 그런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좀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상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송석준/국회 정무위원 : 사회적 변리 현상까지 전이된 주식 중독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관심 갖고, 치료하고, 상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에서 중독으로 떨어지는 나락.
사회적 안전판 마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남성·이찬수, 영상편집 : 김경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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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리포트 전해 드린 박찬범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주식 '물타기' 중독 위험 있나?
[박찬범 기자 : 주식 물타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중독이다, 아니다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를 간별할 수 있는 지표 하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도박장애 9개 지표인데요. 주식 중독도 같은 지표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중 4개에서 5개가 해당하면 경도 도박장애, 그러니까 주식중독 초기라고 보면 됩니다. 전문가들은 주식 중독자들에게는 조절 실패, 추격 도박, 일자리 상실 등과 같은 부정적 결과, 경제적 도움을 받은 지표가 더 두드러지는 경향 보인다고 합니다. ]
[이찬모/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예방홍보팀 선임 :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돈, 시간을 (투자해) 하고 있고, 즉 빚을 내서 투자를 하고 있으면 중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그냥 상식적으로 봤을 때 주의 사람이 '너 문제 있어'라고 하면 사실 이제 중독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도움 요청 어디로?
[박찬범 기자 : 일단 국내에서는 도박 중독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대표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입니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이곳 대표 번호 '1336'으로 전화하면 됩니다. 그러면 전문 상담사가 상황을 듣고 거주지와 가까운 지점으로 연결해 주는데요. 국가에서 운영하는 만큼 상담 비용 전액 무료입니다. 이 전문가들은 본인의 현재 상태가 주식 중독인지 아닌지 이런 생각이 들기라도 하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바로 알리고 상담이나 치료를 먼저 받아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