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NFT 거래 과정에서 처음으로 제기된 구체적인 횡령 의혹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메타콩즈에서 지난달까지 근무했던 직원 A 씨는 이두희 CTO가 연예인 최초로 NFT 판매에 나섰던 가수 세븐,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진행한 브레이브콩즈, 인기 만화 캐릭터 라바 등과 함께 한 20여 개의 메타콩즈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는 과정에서 NFT 민팅(판매) 이후 발생하는 2차 수수료 총 4억 원가량을 코인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를 시도한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NFT 2차 수수료란, NFT 발행자(회사)가 NFT 홀더(구매자)에게 민팅(판매)한 이후, 홀더간 매도/매수 거래시 매도금액의 일부를 NFT 발행사로 수수료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보통 매도금액의 10%(거래소 2.5%, 발행자 7.5%)를 매도금액에서 제한 후 발행자와 거래소에 지급된다.
이두희 CTO가 주도하는 메타콩즈 NFT 판매 프로젝트의 팀원이었던 A 씨는 "블록체인은 투명성을 가진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지갑(일종의 가상계좌) 주소만 알면 자금이 흘러간 내용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은 퇴사 직후 이두희 CTO가 메타콩즈에서 진행했던 NFT 민팅에서 2차 수수료에 대한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상대 회사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왔던 점을 수상히 여겨 민팅 자금의 흐름을 살펴봤고, 그 결과 자금이 이 CTO의 지갑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CTO는 자신의 지갑 주소 7개를 사내 SNS에서 노출한 적이 있었다.
특히 해당 지갑 주소 중 일부에서는 이두희 씨가 단독 운영한 실타래 NFT 분배를 한 내역도 나와서 이 씨 소유의 지갑으로 볼 상당한 흔적이 남아있다.
이에 SBS 연예뉴스 취재진은 A 씨가 제기한 이두희 씨와 관련한 의혹들을 블록체인 개발자, 보안 해킹 전문가 등과 함께 살펴봤다.
첫 번째로 A 씨는 이두희 CTO가 가수 세븐으로부터 의뢰 받아 지난 2월 7일부터 2차례에 걸쳐 진행된 민팅에서 2차 수수료를 빼돌렸다고 의심했다.
당초 2차 수수료 관리자 권한을 단독으로 가졌던 이 CTO는 민팅에 대한 2차 수수료를 받을 지갑을 계약서 상 명시된 세븐 팀 측의 지갑에 넣어야 함에도 민팅 첫날부터 2차 수수료를 자신의 지갑에 연결했다.
이렇게 모은 수수료는 8,419klay(klay=카카오에서 개발한 코인, 약 1,700만 원)였고, 이 CTO는 스스로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다시 세븐팀에 2차 수수료를 반환했다.
하지만 이후 이 CTO는 2월 10일부터 총 16일 동안 발생한 2차 수수료를 이두희 CTO의 개인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으로 다시 연결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해당 지갑에는 총 59,391klay(약 8,300만원)가 담겼다.
두 번째로 A 씨는 지난 3월 4일 만화 캐릭터 라바 팀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메타콩즈 민팅에서도 2차 수수료 문제가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이를 먼저 문제 삼은 건 라바 팀이었다. 민팅 총 수입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2차 수수료의 일부에 해당하는 12,300klay(약 1,300만원)의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항의였다.
이 CTO는 "민팅 초반 지갑 연결이 늦어지면서 벌어진 기술상 실수였다."며 자신의 사비로 라바 팀에 보상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메타콩즈는 이 CTO의 주장을 받아들여 회사 경비로 2차 수수료에 대한 손실 전액을 지불했다.
이후 확인 결과, 2차 수수료 손실액으로 추정됐던 12,300klay(약 1,300만원)는 '증발'이 아닌 이 CTO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으로 흘러갔음이 확인됐다.
당시에도 이두희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과 라바 팀 지갑이 무려 204회나 번갈아 입력됐던 흔적이 발견됐다.
세 번째는 지난 4월 2일부터 진행된 브레이브콩즈 1차 민팅 시기에 이뤄졌다.
A 씨에 따르면 4월 2일 오후 9시경부터 4월 8일 오후 2시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2차 수수료가 용감한 형제 팀이 아닌 이두희 씨 지갑으로 흘러간 사실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횡령액은 662klay(약 92만 원)으로 크진 않았다. 당시 이 CTO는 2차 수수료를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 권한을 브레이브콩즈 팀에게 주지 않고 홀로 2차 수수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형태로 이 CTO가 7개에 달하는 자신의 지갑에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2차 수수료는 총 20개 프로젝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A 씨는 주장했다.
7개의 지갑으로 옮겨진 자금은 3월 8일 새벽 3시 33분 두 종류의 지갑으로 다시 옮겨졌다가 3월 8일 오후 4시 31분경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로 출금된 내용까지 확인됐다.
이렇게 이두희 지갑으로 옮겨진 총액은 271933.1klay으로 한화 약 4억 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거래소로 옮겨져 현금화 됐을 것으로 보이는 금액은 176,335 klay(약 2억 4000여만 원)에 해당한다.
SBS연예뉴스팀과 함께 분석한 플레인비트의 이준형 책임 연구원은 "지갑이 이두희 CTO의 것임이 확인된다면, 자금의 흐름만 놓고 봤을 때는 횡령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술적인 감시 보다는 시스템 적으로 체계적인 감시를 했어야 했는데, 스타트업인 메타콩즈에선 성장에 대한 니즈와 함께 이두희 CTO에 대한 의존도와 신뢰도가 너무 크다 보니까 적절히 감시할 수 있는 절차가 무시됐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수사를 통해서 범죄 행위를 확인하는 방법밖에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타콩즈 측은 이 CTO를 횡령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두희 씨의 2차 수수료 횡령 사건을 소상히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 씨가 제기한 횡령 의혹에 대해서 이 CTO는 SBS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개발 실수에서 비롯됐던 문제이고 다 해결됐던 걸로 기억한다. 개발에 사용한 지갑이 20~30개가 있어서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후 이두희 CTO는 홍보 대행사를 통해 "지금으로선 추가적으로 확인하거나 공식적으로 답변할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