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차량 정비소에서 직원들한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차를 고친 뒤 냈던 돈을 다시 돌려달라면서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많이 다쳤는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응급조치보다는 사건 조사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신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동두천의 한 차량 정비소를 찾은 30대 남성 A 씨.
갑자기 흉기를 꺼내 들고 사장 B 씨를 위협하더니, 도망치는 B 씨를 따라가 넘어뜨리고 폭행을 합니다.
이를 말리려고 달려온 직원 C 씨에게도 흉기와 주먹을 휘두릅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9일 낮 1시쯤.
3시간 전에 어머니와 함께 이 정비소를 방문해 엔진오일 등을 교체했던 A 씨가 전화로 다짜고짜 환불을 요구한 뒤 정비소까지 찾아온 겁니다.
[B 씨/피해자 : 말이 안 통하는 손님이다, 내가 이거 작업 재료비고 뭐고 다 포기하고 돈 안 받고 이번에 내보내자 그런 상황에서 (범행을)….]
어머니가 14만 원을 결제한 건 자신이 동의한 게 아니었다고 항의하며 느닷없이 흉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B 씨/피해자 : 저를 죽인다고 쫓아다니고 칼을 꺼내 가지고 저는 정신없이 막 저도 도망 다니고 뭐 넘어지고 방어하고 이러다가 정신이 없었어요.]
이 사고로 사장 B 씨는 늑골이 골절되는 등 전치 4주 진단이 나왔고, 직원 C 씨는 얼굴과 목에 심한 상처를 입어 6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출동한 경찰 6명이 현장에서 A 씨를 체포했고, 어젯(21일)밤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중상을 입은 피해자에 대한 초동조치는 들여다 볼 부분입니다.
응급조치가 필요한 피해자를 상대로 사건 내용을 묻기 바빴다는 겁니다.
[C 씨/피해자 : 누가 봐도 다쳐서 앞쪽 입 쪽으로 이렇게 지혈하고 있는 정돈데 이름하고 생년월일 그런 거 물어보니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당시 CCTV 영상에는 경찰이 지혈 중인 C 씨를 상대로 인적사항 등을 받아적고, 소방대원이 도착하기까지 10여 분 동안 별다른 응급조치를 하지 않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피해자에게 무리하게 신원 정보 등을 물었던 건 미흡했다"면서도 "피해자가 스스로 지혈을 하는 상황에서 추가 조치보다는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