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인' 전주환, 범행 당일 '양면 점퍼'까지 준비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의자 전주환(31)이 범행 당일 겉과 안의 색깔이 다른 '양면 점퍼'를 미리 입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전 씨는 14일 범행 당시 겉감은 노란색, 안감은 진회색으로 된 양면 점퍼를 입었습니다.
범행 이후 뒤집어 입어 수사에 교란을 줄 목적으로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퍼는 16일 전 씨가 구속영장 심사 때 입은 진회색 점퍼와 같은 옷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전 씨는 범행 당시 머리카락이나 지문 같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일회용 위생모와 스포츠용 코팅 장갑까지 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범행 전 자신의 휴대전화에 GPS(위치정보시스템) 정보를 조작하는 목적의 앱을 설치하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전 씨가 검거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보고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휴대전화를 분석 중입니다.
구속영장 심사 직전 "피해자와 재판 합의 안 됐다, 어차피 내 인생은 끝났다"
전 씨의 계획 범죄 정황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범행 최소 11일 전부터 피해자의 근무 정보를 회사 내부망을 통해 캐낸 점, 피해자의 옛 주거지를 최소 2차례 이상 찾아간 점, 범행 당일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점 등을 미루어보았을 때 계획된 살인이라는 것입니다.
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했으나 "(피해자와 재판에 대한) 합의가 안 됐다. 어차피 내 인생은 끝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경찰은 전 씨의 진술과 함께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정황 등을 토대로 혐의를 형법상 살인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했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전 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검사를 실시하고 현재 수사 중이거나 불송치 결정을 내린 스토킹 사건을 전수 조사해 보복 위험이 있거나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사건을 가려낸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전 씨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2018년 음란물 유포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며 운전자 폭행 사건으로도 입건된 바 있습니다.
어제(19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신상공개위원회에서는 "전 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만장일치로 전 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