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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 마을에 이장 '공적비'…주민 공금 사용 논란

<앵커>

강원도 삼척의 한 마을 이장이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는 비석을 동네에 설치했습니다. 설치엔 마을 공금을 들였고, 주민들은 망신스럽다고 말합니다.

G1 방송 김도운 기자가 마을 이장의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삼척의 한 해변 마을.

바다를 따라 이어진 데크 위에 어른 키보다 큰 은 공적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현직 마을 이장의 이름이 적혀 있고, 공적 내용은 마을 인근에 LNG 생산 기지가 들어오면서 해변이 망가졌지만, 현 이장의 노력으로 해변 복원과 정비가 가능했다는 겁니다.

또 마을 명소화를 위해 만든 손하트 모양의 조형물을 이장이 직접 디자인했다는 공적도 담겼습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장이 역사적 인물도 아니고, 공적비가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이장 20년 했다고 공적비가 있는 모양인데, 말하자면 동네 망신입니다. 공적비라는 건 아무나 세우는 거 아닙니다.]

공적비 설치에 사용된 비용도 논란입니다.

공적비 제작에 900만 원, 바로 옆 손 하트 조형물에 8천만 원의 돈이 쓰였는데, 모두 주민 편익을 위해 써야 할 마을 공금이 사용됐습니다.

공금은 인근 LNG생산기지 건설 과정에서 마을 소득사업을 위해 받은 돈으로, 숙박과 태양광 등의 사업을 하며 모았습니다.

마을 이장은 전체 주민 90여명 중 마을회원으로 등록된 21명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공금 사용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마을 이장 : 저는 그걸(공적비) 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을에서 총회 의결을 거쳐서 한 거지 그게 뭐 이장이 잘난 걸 가지고 자기 좋으라고 한 건 아니에요.]

이유야 어떻든 조용했던 해변 마을이 현직 이장의 공적비로 시끄럽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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