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가방 시신' 사건 용의자 검거…"제가 안 했어요"

<앵커>

지난달 뉴질랜드에서 한국계 어린이 2명의 시신이 오래된 여행 가방 안에서 발견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되는 숨진 아이들의 친모가 오늘(15일) 울산에서 붙잡혔습니다.

UBC 배윤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1일 뉴질랜드에서 중고 경매에 부쳐진 여행 가방 안에 어린이 시신 2구가 발견됐습니다.

현지 조사 결과, 숨진 아이들은 7살과 10살의 한국계 뉴질랜드인.

가방은 오랫동안 대여료를 내지 않은 창고에서 4년가량 방치돼 있었습니다.

[토필라우 바엘루아/뉴질랜드 현지 형사 : 아이들의 시신은 몬크리프 가에 사는 한 가족이 온라인 경매에서 구매한 주인 없는 여행 가방 2개에 각각 숨겨져 있었습니다.]

뉴질랜드 경찰은 창고 주인이자 숨진 두 아이의 친모인 한국계 뉴질랜드인 42살 A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한국 경찰에 공조수사를 요청했습니다.

A 씨의 은신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오늘 새벽 울주군 온산읍의 한 대기업 아파트 사택에서 A 씨를 붙잡았습니다.

A 씨는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이나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수차례 부인했습니다.

[((아이를) 왜 살해했나요?) 안 했어요. (혐의 인정하십니까?) 안 했어요. (왜 창고에 유기하셨나요?) 안 했어요.]

A 씨는 아이들이 숨진 2018년 이후 한국에 들어와 서울과 지인이 있는 울산 등에서 도피 생활을 해왔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 여기 직원도 아니고 여기 거주자도 아니고. 어떻게 잡아갔는지도 모르겠어요.]

뉴질랜드 경찰은 A 씨를 본국인 뉴질랜드로 송환할 때까지 구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겨진 A 씨는 고등법원의 범죄인 인도 심사를 거쳐 뉴질랜드 측 송환 여부가 결정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 U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