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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물이 폭포수처럼"…주민이 전하는 긴박했던 사고 순간

"황토물이 폭포수처럼"…주민이 전하는 긴박했던 사고 순간
"지하 주차장 계단을 뛰쳐나와야 하는데 황토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서 도저히 혼자 힘으로는 나올 수 없었어요. 때마침 남자 주민 한 분이 당겨주셔서 살 수 있었어요."

어제(6일) 태풍 '힌남노'가 끌고 온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며 침수된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주민 A(62)씨는 긴박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내가 직접 홍수를 겪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파트 2단지 주민인 A 씨는 "아파트 안내방송에 따라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우선 살고 봐야한다는 생각에 차를 버리고 나왔다"며 "계단으로 지하 주차장에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물이 넘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오전 6시로, 아파트는 이미 정전 상태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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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에 사는 그는 정전으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되자 계단을 이용해 지하 주차장까지 걸어 내려왔다고 합니다.

A 씨는 "지하 주차장에 들어선 뒤 길어봐야 10분 만에 물이 불어났다"며 "이 아파트에서 27년을 살았는데, 포항 지진 때도 끄떡없을 정도로 잘 지은 아파트였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면서 "오천에 있는 댐에서 태풍이 오기 전 미리미리 조금씩 방류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주민들끼리 이야기했다"고 전했습니다.

포항 지하주차장

1단지 주민 허 모(63) 씨는 당시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서 직접 자동차를 끌고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안내 방송을 듣고 아파트 밖에 나오니 이미 무릎까지 물이 차 있었다"며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하 주차장에 갔는데 마찬가지로 무릎까지 물이 차올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처음에는 지상 놀이터에 주차된 차만 빼라고 해서 안도했다가, 갑자기 지하 주차장에 세운 차도 빼라고 해서 급하게 정신없이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차에 시동을 걸고 끌고 나오는데 내 뒤에 서너 대가 뒤따라 나왔다"며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 지하 주차장은 아수라장이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길이 150m, 높이 3.5m, 너비 35m 규모로 차량 약 120여 대가 주차됐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차가 출입하는 주요 통로 1개와 사람이 오갈 수 있는 계단식 출입구 3개로 구성됐는데, 상부에서 보면 H자 구조여서 피신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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