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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 장에 1시간"…아날로그 사진관의 '한국 알리기'

<앵커>

흑백 사진 두 장 찍는 데 1시간이 걸리는 사진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갓을 사진으로 담아서 외국에 알리기도 하는데요.

백운 기자가 이곳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방독마스크 쓰고, 철판에 화학약품을 바릅니다.

붉은빛만 보이는 암실에서 마무리 작업을 한 뒤 철판이 마르기 전 셔터를 누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이규열/사진작가 : 여유 있게 찍으면 30분에 한 장 찍는데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찍는 데에 적어도 20~30분이 걸리니까 보통 (설명 시간 포함해) 2시간 정도 코스로 잡거든요.]

당연히 보정도 안 됩니다.

20년 넘게 잡지사 등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이규열 씨가 19세기 사진 기법인 습판사진에 빠져든 것은 사진 보정이 일상이 된 디지털 시대에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기록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규열/사진작가 : 디지털 사진에서는 많이 가공을 할 수가 있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은 사실은 많지 않거든요.]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도 매력.

[이규열/사진작가 : 현대에 많은 사진관이 사라졌잖아요. 느리게 흘러가는 이 사진 기술을 가진 사진관에 와서 가족이든 연인이 모여서 즐겁게 웃는 소리를 들었을 때가 사실은 제일 기쁘거든요.]

최근에는 어렵게 익힌 기술로 갓과 한복 등 우리 전통문화 촬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줄리엣/네덜란드 : 디지털 사진은 수백 장을 찍을 수 있지만 습판사진은 딱 한 장이라서 매우 특별합니다.]

또 다음 달에는 필리핀에서도 갓을 주제로 한 사진으로 한국 전통문화 알리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규열/사진작가 : 갓이 가지고 있는 이 모양이 굉장히 세계적으로도 독특하고 국내뿐만이 아니라 외국 사람들한테도 보여주면 어떨까.]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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