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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싼 참다랑어, 어선 가득 잡고도 바다에 버리는 이유

<앵커>

동해안에서는 요즘 참다랑어가 많이 잡힙니다. 그런데 어민들은 그물에 걸린 참다랑어를 잡자마자 그대로 바다로 놔주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 어선 가득 참다랑어가 잡혔습니다.

미리 쳐놓았던 정치망 그물에 걸린 것인데 어림잡아 5천여 마리, 20톤 분량입니다.

그런데 어민들은 곧장 항구로 들어오지 않고 배 위에서 참다랑어를 다시 바다로 던집니다.

잡을 수 있는 어획 쿼터, 즉 할당량에 묶여 더 이상 판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철곤/어민 : 4~5년 전부터 많이 나기 시작했는데 지금 저희가 쿼터량이 너무 적다 보니까 버리는 시간이 1~2시간 걸리다 보니까 일도 못 하고 시간적으로 낭비도 심하고….]

참다랑어는 국제기구인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에서 국가별로 어획량을 결정하는데, 우리나라가 올해 배정받은 물량은 870톤입니다.

이 물량을 다시 지역별, 어선별로 배분하는데, 이를 초과하면 잡은 고기를 모두 풀어줘야 합니다.

7월 말 할당량을 다 채운 경북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많을 때는 배 한 척에서 하루에 2만 마리씩 잡히지만 고스란히 풀어주고 있는데, 대부분 죽었거나 죽기 직전입니다.

어민들은 방어나 오징어, 삼치를 잡는 정치망 어업 특성상 참다랑어만 따로 살려 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최용주/어민 : 얘들을 살려 주려면 그물을 째든가 저쪽에서 열든가 해서 한쪽으로 쫙 밀고 가면 뻥 뚫린 자리로 싹 다 나가버리면 살려줄 수는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어업 자체를 포기해야돼요.]

이렇게 잡았다가 다시 놔주는 참다랑어만 연간 수백 톤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제대로 된 통계도 없습니다.

해양수산부는 당장 할당량 조정은 어렵다면서 내년부터 참다랑어를 바다에서 바로 풀어줄 수 있는 그물 개발에 나서고 어획량을 모니터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허춘, 영상편집 : 김경연, CG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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