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만든 '친환경 제방', 호우 실험해 보니

<앵커>

얼마 전처럼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져내리면 하천에서는 제방이 무너져 큰 피해로 이어지기 쉬운데 하천 제방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이 나왔습니다. 친환경 재료로 만들어진 점도 특징입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논과 마을이 온통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집중호우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친 겁니다.

무너진 제방 사이로 밀려온 토사는 비닐하우스를 덮쳤습니다.

하천 범람의 40%는 제방 붕괴로 일어납니다.

여름 강수량과 집중 호우가 매년 늘고 있어서 제방을 튼튼하게 해야만 범람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원료를 이용한 제방 보강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식물에서 추출한 소재인 바이오폴리머와 골재를 섞은 뒤 제방 표면에 덮는 방식입니다.

바이오폴리머는 접착력과 방수성이 좋아서 제방의 흙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고 빗물은 흘려보냅니다.

실제 하천과 같은 규모에서 실험한 결과, 흙으로 만든 제방이 15분, 나무와 잔디 등을 심은 제방은 30분 만에 무너져 내릴 때 새로운 방식으로 보강한 제방은 6시간 이상을 버텼습니다.

강도는 콘크리트 제방의 80% 수준, 친환경 소재라 제방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강준구/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 재료가 한 20~30% 정도 비싼 부분은 있지만, 시공을 하는 것을 줄인다든지, 유지 관리 부분에서 좀 수월한 부분이 있거든요.]

다만 기존에 설치된 제방 자체가 약하면 이 공법으로 표면을 강화해도 제방이 무너질 수 있어서 기존 제방도 동시에 정비해야 합니다.

현재 대구 신천과 김해 대청천에서 새 공법을 적용한 제방 보강 공사가 이뤄졌습니다.

시범 사업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