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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줄일 기술 있는데…건축비 아끼려 '외면'

<앵커>

오늘(4일)도 층간소음에 대한 보도 이어갑니다. 어제는 관련 제도와 측정 방법의 문제 집중적으로 짚어봤는데 현장에서는 층간소음을 크게 줄일 방법이 있지만, 쓰이질 않고 있다는 지적도 많이 나옵니다.

이게 무슨 얘긴지, 조윤하 기자의 보도 보시고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현재 아파트는 바닥 속에 2cm 정도 두께 일반 스티로폼을 까는 게 층간소음 대책의 전부입니다.

한 건설사가 이 스티로폼에 따로 개발한 특수 흡음재를 넣고, 각종 건축재료를 더 섞어서 바닥을 만들었더니 소음이 크게 줄었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이 거실 위층 바닥은 이번에 새로 개발된 바닥 구조로 돼 있습니다.

실제로 제 위에서는 성인 남성이 지금 뜀박질을 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들리는지 소음을 한번 측정해 보니까 38~40db 정도로 이번에 새로 적용되는 소음 기준보다 낮습니다.

집에서 의자를 끌어도, 골프공을 떨어뜨려도, 기존 아파트보다 10db까지 소리가 작게 들립니다.

[임정훈/DL이앤씨 스마트에코팀장 : 기존 스티로폼의 성능에 고무 재질의 완충재 성능을 더해서 복합 완충재를 적용해서 기존 대비 층간소음 완충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건설사 대부분은 층간소음을 줄일 기술을 이미 개발해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술들이 실제 집 짓는데 쓰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아파트 설계는 건설사가 아니라 보통 시행사나 재건축 조합이 하는데, 건축비 아끼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런 기술을 외면해 왔다는 겁니다.

또, 공사 단계에서도 허점이 있습니다.

울퉁불퉁하게 생긴 스티로폼 위아래로 콘크리트를 빈틈없이 채워야 하는데, 공사를 대충한 경우에는 되레 공간이 비면서, 그 사이로 소음이 더 커진다는 겁니다.

[장귀경/층간소음 피해자모임 자문위원 : 시공을 잘못하면 '쿵'하면 이게 바닥이 뜨거나 주파수가 다르면 북이 돼버리는 거예요. 핸드폰 진동소리도 더 들리는 게, 공진현상이 일어나는 거예요.]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제대로 이뤄진다면, 층간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김태훈,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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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윤하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층간소음,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

[조윤하 기자 : 건설 전문가들도 이런 생활 소음 정도는 설계나 시공, 이 정도로 확실히 좋아질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뭐 그동안은 이웃끼리 조금 더 이해하자, 양보하자. 사람들끼리 참으면 되는 문제다, 이런 식으로 캠페인을 해 왔었는데 이게 아니라 사실상 구조적인 문제였다는 게 드러난 거죠.]

Q. 공사비 얼마나 더 드나?

[조윤하 기자 : 제가 궁금해서 건설사 쪽에 물어보니까 가장 보편적인 전용면적 85제곱미터의 경우에 몇백만 원 정도만 더 쓰면 최대 1천만 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소음 줄이는 시공 이거 가능하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

Q. 층간소음 방지 방법, 알리고 있나?

[조윤하 기자 : 사실 설계부터 이런 기술들이 쭉 들어가 있어야 설계도대로 지어질 수 있는 건데 정부는 이런 정책을 유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정책을 써 본 적이 없는 거죠. 그래서 설계부터 이런 기술을 도입할 경우에 정부가 좀 다른 혜택을 주는 식으로 유인책을 생각해 볼 수가 있고요. 또 분양 공고에 어떤 소음 방지 기술을 썼는지 명확히 표시를 하고 이거를 모델하우스에 또 전시를 하면 사람들이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니까 조금 더 좋지 않겠냐. 그러면 분양자들 무서워서라도 이것 좀 고치지 않겠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Q. 시공 과정에서 필요한 건?

[조윤하 기자 : 아무리 설계 잘해도 사실 그냥 현장에서 그냥 날림으로 지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그래서 감리라고 현장에서 관리 감독하고 감시하는 사람들이 제역할 다할 수 있도록 책임을 명확히 지우고요. 그다음에 완공 후에 검사를 해서 만약에 층간소음이 심하다. 기준이 미달이다. 이런 곳들이 있다면 제대로 못 지은 건설사들 이름을 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면 건설사들도 긴장하고 제대로 지을 겁니다. 그래서 정부가 결국에는 집을 최대한 빨리 또 많이 짓는 방향에서 앞으로는 좀 살 사람들 편안함까지 고려하는 그런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수정되어야 하지 않냐. 이런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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