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 답안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경찰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2학년 학생 2명이 몰래 교무실에 들어가 교사들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놓고 시험 문제와 답안을 빼낸 겁니다.
KBC 고우리 기자입니다.
<기자>
'답안 유출' 의혹을 받던 광주의 한 사립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결국 입을 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학생은 동급생과 함께 교사들의 컴퓨터에서 기말고사 문제와 답안을 빼돌렸다고 시인했습니다.
두 학생은 지난달 말쯤, 4층 교무실 근처에 숨어 있다 난간을 타고 침입했습니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모두 퇴근한 뒤 창문을 통해 교무실로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무실에는 보안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교무실에 침입한 두 학생은 교사들의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컴퓨터 화면을 캡처해 특정 폴더에 저장하는 프로그램으로, 한 학생이 프로그래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얼마 뒤 교무실에 다시 들어가 저장된 파일을 USB에 옮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생들이 문제를 빼돌릴 동안 학교는 교무실에 누군가 침입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학교 관계자 : 복도하고 교무실 공간은 CCTV 설치 필수 사항은 아니거든요. 교실 공간 조성 사업으로 교무실을 이동했어요. 이동한 교무실은 (보안 시스템이) 미설치 돼 있습니다.]
해당 고교는 지난 2018년,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고3 1학기 시험지를 통째로 유출해 각각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시험지와 답안지 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4년 만에 다시 허술함을 드러냈습니다.
경찰은 두 학생을 업무방해와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여죄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창건 K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