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와 현실을 비교하는 만평을 올렸습니다.
전장연은 오늘(26일) 공식 SNS에 '다른 반응'이라는 제목의 2컷 만평을 게재했습니다. 만평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며 "장애인도 함께 살아야지"라고 말하는 남성의 뒷모습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지하철 시위를 하는 장애인을 보고는 "집에만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출근길을 막고 난리야"라며 분노합니다.
전장연은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라며 "사람들은 자폐성 장애인인 우영우란 캐릭터를 보면서 함께 공감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누구나 장애인과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드라마를 끄고 현실로 돌아와 출근길에서 장애인이 지하철 시위를 하면 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의 마음은 온데간데없다"며 "장애인에게 비난과 조롱, 욕설을 퍼붓고 때로는 폭력적인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다른 반응일까? '장애인도 이 사회에서 이동·노동의 차별을 받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목소리는 드라마가 끝나면 함께 끝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이 우영우를 보며 느꼈던 공감의 마음은 그저 동정과 시혜로만 남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여러분의 마음에 장애인은 동등한 존재가 아닌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끝으로 전장연은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장애인도 차별과 배제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면 현실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지하철을 막고 버스를 막지 않으면 도저히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가 현실에 매일 등장하고 있다. 변화하길 바란다면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 직접 변화를 만들어가는 장애인과 함께하고 그 소리에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전장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