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수도요금 냈는데 왜 장기체납자?"…알고보니 요금 꿀꺽한 검침원들

담양군, 1954가구에 사과문… 피해자 대부분 마을 노인들

수도세, 수도요금, 수도검침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전남 담양군 소속 수도검침원 5명이 지역 주민들의 수도 사용량을 임의로 기재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수도 요금 대납을 요청한 노인들의 돈까지 일부 갈취해 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지난 19일 담양군청 물순환사업소는 '업무태만'으로 최근 해임·정직·감봉 등의 처분을 받은 소속 수도검침원 5명을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5명은 지난해 1월 기존 아날로그 수도계량기를 디지털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근무 태만 등 비위 행위 사실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전수검사를 벌이던 담양군은 상수도 검침량과 실제 사용량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검침원들이 계량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로 사용량을 기재해 왔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 때문에 담양군 내 1천 954가구는 지난달 '수도 요금 폭탄'을 맞게 됐습니다. 담양군이 해당 가구들에 청구한 수도 요금은 총 3억 4천만 원 상당으로, 이는 평소에 비해 6배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가구당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 가까이 청구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문제를 일으킨 검침원 5명 중 해임 처분을 받은 A 씨는 수년간 대납 부탁을 받은 수도 요금 8백여만 원(31건)을 가로챈 사실도 확인돼 횡령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자동 이체 등을 사용할 줄 모르는 마을 노인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이들에게 '수도 요금을 대신 내주겠다'며 매월 5천 원에서 1만 원가량을 수년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한 음식점에서는 120만 원가량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수도 요금 장기 체납자를 상대로 체납 요금 징수 활동을 벌이던 담양군 물순환사업소는 한 노인으로부터 "요금을 현금으로 줬는데 무슨 소리냐"는 항의를 듣게 됐고, 이후 A 씨의 범행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담양군 물순환사업소 측은 현재까지 파악된 갈취 금액 전액을 A 씨가 변상 조치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담양군수 사과문
▲ 담양군수 사과문

이어 담양군은 주민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며 "일부 검침원들의 잘못으로 수도세가 일부 누락된 점이 확인됐다'며 "과거 3년분에 한해 누진세를 제외한 요금을 측정해 부과하기로 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담양군은 현재 주민들의 이의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감면액 등을 적용한 최종납부액을 8월 초 확정해 각 가구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