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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벌어서 한 달 살아요" 중소병원 노동자의 그늘

<앵커>

동네 병원과 의원에는 의사 말고도 간호사나 물리치료사 같은 보건의료 인력이 함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일부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월급을 받거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은 최소한의 기본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말합니다.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작업치료사 A 씨.

환자들의 팔다리를 수시로 움직이며 재활을 돕는데, 본인도 디스크 통증이 생겼습니다.

지난 6년간 기본급은 거의 그대로, 몸과 마음 모두 지쳐가고 있습니다.

[A 씨/요양병원 작업치료사 : 한 달 벌어서 한 달 생활을 하는 거죠. 굉장히 의미 있는 직업인데 내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계속 빚만 쌓이고….]

병원 내 정규직 직원들이 줄면서 업무 부담도 커졌습니다.

[A 씨/요양병원 작업치료사 : 재직 인원이 나간 자리를 계속 아르바이트로만 고용하는 거예요. 1개월 단위 계약 연장을 해야지만 고용이 유지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 외에도 환자를 돌보는 보건의료인력은 작업치료사, 방사선사, 의무기록사, 영양사 등 다양합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중소 병·의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코로나 장기화로 불이익을 겪었다고 답했는데, 폭언 같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사람도 30%가 넘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B지역 지부장 : 최저임금 위반이나 이렇게 상담을 오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휴가 등도) 원장 마음이에요. '너를 고용한 사람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돼'라는 식….]

보건의료노조는 이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표준임금이나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만들어서 처우 개선이나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실현하는 것이 정부 정책에도 들어맞죠.]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경력이 짧을수록 병원에 문제 제기하는 게 어렵습니다.

[A 씨/요양병원 작업치료사 : 중소병원은 근로기준법 지키는 것도 되게 투쟁이에요. 미래를 꿈꾸려고 한다면 이런 환경에서는 버티기가 너무 어렵죠.]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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