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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 입고 숨진 원숭이…멕시코 카르텔 '이색 반려동물' 비극

방탄복 입고 숨진 원숭이…멕시코 카르텔 '이색 반려동물' 비극
멕시코 중부 멕시코주 텍스칼티틀란에선 지난 14일(현지시간) 군경과 범죄조직 조직원들의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범죄 용의자 11명이 숨진 당시 총격 현장에선 동물의 사체 한 구도 발견됐습니다.

모자 달린 국방색 상의에 방탄조끼까지 착용한 거미원숭이였습니다.

멕시코주 검찰은 "현장에서 숨진 영장류는 역시 현장에서 사망한 범죄자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숭이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밀레니오 등 현지 언론은 원숭이 주인을 포함해 당시 군경에 사살된 이들이 마약 범죄조직 '미초아칸 패밀리'의 일원으로 추정했습니다.

AP통신은 18일 "멕시코 범죄자들의 이색 반려동물 집착이 부른 피의 대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약범죄 TV 시리즈 장면처럼 이색 동물들이 오랫동안 멕시코 범죄 세계의 일부였다"고 표현했습니다.

과거 콜롬비아 '메데인 카르텔'을 이끌던 옛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하마, 코끼리 등의 동물을 잔뜩 들여와 동물원을 만들었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치안 전문가 다비스 사우세도는 AP통신에 "마약 범죄자들이 메데인 카르텔을 모방해 지위와 힘의 상징으로 이색 동물을 키운다"며 "그들 세계에선 개인 동물원을 소유하는 것이 마약 거물의 일원이 되는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멕시코에선 개인이 멸종위기종이 아닌 이색 동물을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엄격한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허가 없이 밀거래를 통해 이색 동물을 소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대로 된 환경도 갖추지 않은 채 이색 동물을 키우는 것이 동물에게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비극이 되기도 합니다.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 페리반에서는 지난 12일 한 사육사가 우리 안에 있는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다 손을 물려 며칠 후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남성이 한 손으로 먹이를 주고 다른 한 손은 철조망 사이로 넣어 호랑이를 쓰다듬던 중에 호랑이가 갑자기 쓰다듬던 손을 거칠게 무는 장면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호랑이는 개인이 소유한 것이었는데, 합법적으로 소유한 것인지, 소유주가 범죄와 연루된 인물인지 등은 불분명합니다.

다만 AP통신은 사건이 발생한 미초아칸 지역이 마약 카르텔들이 장악한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역시나 카르텔 존재감이 큰 지역인 시날로아주 인근의 나야리트주 테쿠알라에서도 최근 벵갈 호랑이 한 마리가 거리를 유유히 지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고, 이후 당국은 이 호랑이를 불법 소유 중이던 개인을 찾아 호랑이를 압류했습니다.

사우세도는 AP통신에 "과거 '로스 세타스' 카르텔은 이색 동물들을 고문에 활용하기도 했다. 카르텔의 적들이 호랑이나 악어의 먹이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사진=밀레니오 등 멕시코 언론 소셜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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