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을 마신 군 부사관들이 새벽에 길가에서 여성 혼자 탄 차량을 무단 검문했다는 내용 어제(13일) 보도해드렸습니다. 이들은 성매매 의심 차량을 추적하느라 말을 걸었다고 해명했는데, 저희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습니다.
박세원 기자의 단독보도 보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그제 새벽 5시쯤 사복을 입은 부사관 2명에게 검문을 당했던 임신부 A 씨.
이른 시간에 차를 끌고 나온 건 갑자기 위경련이 왔기 때문입니다.
[A 씨/피해자 : 신랑을 깨우지 못하니까 혼자 얼른 일어나 가지고, 집 앞이라서 운전해서 병원을 가는 도중에….]
통증이 심해져 잠시 운전을 멈추고 길가에 차를 세웠는데, 두 남성이 갑자기 다가온 겁니다.
[A 씨/피해자 : 군인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경찰이라고, 음주 단속하니까 내려보시라고. 양쪽 차 문에서 서 가지고 차를 잡고, 위협을 주는 표정이어서 더 겁이 났었던 거 같아요.]
술을 마신 부사관들은 이곳에서 피해 차량에 접근했고 이쪽 길을 따라 피한 차량을 쫓아갔습니다.
A 씨가 문을 잠근 채 경찰에 신고하는 사이 이들은 여성 운전자가 혼자 운행 중인 또 다른 차량에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당시 길거리를 지나던 행인들에게도 접근해 말을 거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이들이 갑자기 성매매 의심 차량을 추적했던 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A 씨/피해자 : 그러더니 '성매매 스타렉스 차량을 찾느라고 여성 임신부한테 물어본 거다' 그 언급을 (그전에) 한 적도 없었는데….]
차량 블랙박스가 꺼져있어 A 씨가 급하게 찍은 사진들에는 술에 취한 채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고 웃고 있는 두 부사관의 얼굴이 담겼습니다.
이들의 행위가 위법했는지 조사하고 있는 해당 부대는 부사관들의 진술만을 토대로 이들이 범죄 예방 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 : 술을 마셨지만은 나름 의협심 또는 정의감 이런 것들에 불타서 좀 행동을 했던 것 같은데, 도망을 가든지 그렇게 했을 수도 있을 건데 잘못했다면.]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 조사 등을 마무리한 뒤 사건 기록 일체를 군사 경찰에 인계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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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세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앞으로 수사 어떻게 이뤄질까?
[박세원 기자 : 두 부사관은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경찰이 아니라 소속 부대의 군사경찰이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경찰은 사건 당시에 현장에서 불법 체포 혐의를 받고 있는 두 부사관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에 신병을 곧바로 군사경찰에 넘겼는데요. 군사경찰은 이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고 경찰이 조만간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에 그 내용을 넘기게 되면 2차 조사를 한다는 방침입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 부사관 중에 1명이 이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군사경찰 소속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조사, 징계 그리고 처벌 등 조치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는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Q. "수사 결과로"…말 아끼는 군
[박세원 기자 : 저희 취재진이 통화한 군 관계자들은 부사관들이 술을 마신 건 맞지만, 범죄 예방 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답을 했습니다. 10대 여성들의 성매매가 의심되는 봉고차를 발견했는데, 그 차량을 놓치게 돼서 그 행방을 물어보겠다는 목적으로 피해 차량에 접근했다는 부사관들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피해자는 경찰이 출동하기 전까지는 이들이 성매매 차량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하고요, 또 새벽 시간에 술에 취해서 혼자 차 안에 있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접근하고 또 행인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과연 범죄 예방 활동인지 좀 의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어제 보도에 이어서 추가로 이렇게 의혹들이 제기가 되자, 군 측은 또 "주장하는 바가 다를 수 있으니까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할 문제다"라면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