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표용지를 여러 장 받는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대개 같은 기호, 그러니까 같은 정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에서는 시장 선거와 구청장 선거에서 각각 다른 정당의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이 많습니다.
그 배경을, 강청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시내 25개 구는 물론 426개 행정동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하지만 구청장 선거 결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장 선거에서 단 1개 구도 이기지 못한 민주당은 성동과 중랑, 성북, 노원, 은평, 금천, 관악, 강북 등 8개 구에서 구청장을 당선시켰습니다.
특히 성동구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60% 넘게 득표했는데,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정원오 구청장이 57.6%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4년 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25개 구에서 모두 이기고, 구청장 선거에서도 24개 구를 석권한 바 있습니다.
광역단체장과 같은 당 소속인 기초단체장에 표를 몰아주던 이른바 '일렬 투표' 대신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 유권자들이 인물을 보고 '분리 투표'를 했다는 분석입니다.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서울로 주소를 옮겨 '무연고 출마' 비판을 받은 송영길 후보의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이번에 당선된 민주당 소속 구청장 8명 가운데 7명이 현직 구청장인 만큼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풀이도 있습니다.
[윤태곤/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특히 현역 기초단체장의 경우에는 실적에 대한 평가가 많이 작용을 한 게 이번 수도권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고요.]
경기도의 경우에도 국민의힘이 31곳 기초단체장 가운데 70.9%인 22곳을 가져갔지만, 도지사는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차지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김남성, 영상편집 : 하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