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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뷰 아파트' 결국 입주 시작…법적 해결 물 건너갔다

<앵커>

세계문화유산인 왕릉 근처에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고층아파트가 지어졌다며 큰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 아파트가 완공돼 오늘(31일)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에 건설사가 속도를 내서 공사를 마무리하고 사용 허가까지 받아낸 것입니다.

조윤하 기자의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장릉이 내려다 보이는 인천 검단신도시 내 신축 아파트.

입주를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이사업체 사람들이 이삿짐을 나르고 있습니다.

[이사업체 관계자 : 오늘 첫 입주고 첫 차(입니다.) 어제 오후 5시에 준공이 떨어져서 오늘부터 들어오나 봐요. 우리도 부산에서 온 거예요.]

모두 3천400여 세대인 이 아파트 3개 단지 가운데 1개 단지가 오늘부터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2개 단지도 곧 입주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관계자 : 오늘 입주 예약은 1개 세대로 알고 있거든요.]

입주가 가능해진 것은 관할구청인 인천 서구청이 어제 준공 승인을 내줬기 때문입니다.

인천 서구청은 주택법을 지켰다면 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문화재청의 승인 유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 : 사용 검사 시 확인할 사항이 딱 정해져 있어요. 주민들이 살 수 있나 없나 다 확인을 해서 적합으로 와서 저희가 해준 거예요. 문화재청과 협의 자체가 불필요한 거죠.]

입주 예정자들은 결정을 반겼습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 : 6월 말일에 (입주)하기로 했어요. 어제 뉴스 보니까 마음 편하더라고요.]

문화재청은 건설사들에게 내렸던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해서 7월쯤 나올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이기더라도 아파트에 이미 사람이 사는 상태에서는 철거나 퇴거 같은 강제조치를 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법적 해결은 이제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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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왕릉뷰 아파트' 상황은?

[조윤하 기자 : 네, 가서 보니까 건설폐기물 여기저기 쌓아 놓은 더미가 보였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좀 급하게 정리한 그런 흔적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입주한 세대는 사실 딱 1세대였습니다. 찾아온 입주 예정자들이 있어서 물어보니까 이르면 다음 달에 입주를 한다는 사람이 있었고요, 대부분은 "상황 좀 보고 그다음에 들어오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건설사도 뭔가 좀 신경이 쓰였는지, 저희가 취재하는 중간에 좀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Q. 경찰 수사 결과는?

[조윤하 기자 : 그렇습니다. 어제 구청이 입주 허가를 내주었는데, 바로 다음 날인 오늘 경찰이 아무래도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판단을 내린 셈인데요. 법에 보면 장릉 반경 500m 안에 아파트를 지으려면 문화재청 심사를 받아야 된다, 이렇게 돼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문화재청이 경찰에 고발을 했고 경찰이 반년 이상 수사를 벌인 결과, 건설사 대표 3명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다, 아무래도 문화재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해서 검찰로 넘기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기소하고 법원 판단 받는 사이에 아파트 입주가 다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또 지난 10년간 문화재보호법 어겨서 수사받은 경우가 200건 정도인데, 이 중에서 징역형은 2건이고 벌금형 받은 것은 40건밖에 안 됩니다.]

Q. 문화재청 입장은?

[조윤하 기자 : 문화재청에도 물어봤는데요. 사실 이제는 딱히 방법이 없다, 이런 입장입니다. 그 전에 건설 중단을 지시를 했는데, 법원에서 졌잖아요. 1심, 2심 모두 분양받은 사람들 피해가 너무 크다, 이렇게 해서 건설사 손을 들어줬거든요. 그런데 구청에도 또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입주 허가를 조금 기다려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는데 이것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고요. 그래서 사실 지금은 강제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일단은 법원 판결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고 그다음에 고민해보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Q. 앞으로 상황은?

[조윤하 기자 : 네, 사실 그동안 있었던 그런 논란에 비하면 좀 허무하게 끝나는 그런 모양새인데요. 건설사들도 2014년에 땅 산 이후로 구청 허가 다 받았고 할 것 다 했다, 이런 입장을 계속 견지할 것으로 보여서 사실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좀 높고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어떤 교훈도 좀 남기지 못하고 이렇게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 높아 보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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