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를 위반한 차에 치인 20대 직장인이 3명에게 새 삶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의 가족들은 딸의 장기 기증이 사랑을 나눠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수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5일 오후 고려대 구로병원 중환자실.
힘없이 누워있는 딸에게 아버지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습니다.
[최명근/고 최현수 씨 아버지 : 우리 현수는 진짜 손이 안 가는 그런 딸이었습니다. 본인이 알아서 다 하고….]
올해 25살.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해 꿈을 펼치기 시작했던 최현수 씨.
꽃 같았던 사회 초년생은 지난 12일 새벽, 퇴근 후 집으로 오던 중 보행자 신호를 위반하고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쓰러졌습니다.
[최명근/고 최현수 씨 아버지 : 밤에 퇴근하다가 교차로 사거리에서 신호 위반을 한 차량이, 저희 딸은 횡단보도를 파란불에 건너가는데 그 사고를 냈죠.]
응급수술을 진행했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가족은 고민 끝에 현수 씨의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장기 기증 수술은 4시간이 걸렸고, 3명의 환자가 현수 씨 덕분에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최명근/고 최현수 씨 아버지 : 새로운 분들에게 생명을 나눠드리면 저희 딸이 또 함께 남은 시간을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기증을 결정했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통해 현수 씨의 장기 기증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고인과 가족의 아름다운 결정에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명근/고 최현수 씨 아버지 : 장기 기증보다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랑을 나눠주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김정은, 화면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