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탄을 싣고 온 외국 대형 화물선이 인천 부두에서 시설을 들이받아 100억 원대 피해를 냈습니다. CCTV에 당시 장면이 그대로 담겼는데, 사고 낸 뒤에 신고도 하지 않고 있다가 해경에 적발됐습니다.
박찬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형 화물선 한 척이 부두에 정박하기 위해 접근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충돌합니다.
물보라가 크게 일고, 부두에 고정돼 있던 석탄 하역기 등 시설물이 충격으로 떨어져 나갑니다.
그런데도 화물선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뱃머리를 돌려 유유히 이동합니다.
지난달 21일 아침, 인천 영흥 화력발전소 부두에 접안을 하던 8만여 톤급 남유럽 몰타 국적의 석탄 운반선이 낸 사고입니다.
해당 운반선에는 60대 그리스인 선장 A 씨가 총책임자로 승선해 있었고, 60대 도선사 이 모 씨가 접안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충돌 사고를 내고도 신고하지 않고 국내에 있다가 첩보를 입수한 해경에 적발됐습니다.
[이종훈/인천해양경찰서 형사계 수사관 : 부두 접촉사고 발생했다는 정보를 정보계로부터 입수하고, 과학수사 감식요원과 함께 현장 확인하여 피해 규모가 크다는 것을 최종 확인한 후 수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부두에 접안을 할 때는 시속이 1노트로 제한되는데, 해당 운반선은 시속 3노트로 과속 운항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경은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액이 최소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복구 비용은 사고를 낸 운반선 측이 가입한 보험으로 처리될 전망입니다.
해경은 선장 A 씨를 업무상 과실 선박 파괴 혐의와 해사안전법 위반 혐의로, 도선사 이 씨는 도선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CG : 반소희, 화면제공 : 인천해양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