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29일)밤에 서울 은평구 산 근처 도로변에서 택시기사가 사냥용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총을 쏜 70대 남성은 '사람을 멧돼지로 착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소방대원들이 쓰러진 남성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어젯밤 8시 20분쯤 70대 남성 택시 기사 A 씨가 서울 은평구 구기터널 근처에서 엽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A 씨는 야산 입구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소변을 보던 중이었습니다.
총을 쏜 사람은 멧돼지 사냥에 나선 70대 남성 B 씨였습니다.
사고는 대로변에서 5m 정도 떨어진 길가에서 발생했습니다.
총기를 발사한 곳은 이곳에서 10여 m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풀 속입니다.
사고 장소는 버스 정류장과 가까워 유동 인구가 적지 않은 곳입니다.
[다른 택시 기사 : 이 코스가 이쪽 코스 손님 모시고 오면 자동적으로 서 가지고 일단 소변을 보고….]
체포된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를 멧돼지로 착각해서 총을 쐈다"며 "어두워서 주로 소리를 듣고 사냥하다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씨는 멧돼지 출몰 민원이 잦았던 서울 은평구 등에서 수렵 허가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B 씨가 사냥 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원삼/서울 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수렵의 기본원칙이 인적이 붐비는 장소라든지 도로 인근이라든지 이런 데에서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서 해야 되고, 그런 의무사항이 있습니다.]
B 씨는 2~3일 전에도 비슷한 장소에서 야간에 멧돼지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