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를 수사한 결과 보고서를 S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오늘(21일)부터 차례로 전해드릴 이 보고서에는 구속된 이은해와 조현수가 피해자에게 했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SBS가 확보한 '계곡 살인사건'의 경찰 수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339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2019년 말 검찰 송치 당시 일산 서부경찰서의 수사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은해는 피해자 윤 모 씨의 돈을 다양한 방식으로 빼돌렸습니다.
먼저 윤 씨의 통장에서 이은해와 조현수, 이은해의 부친 심지어 친구 3명 명의의 통장으로 2억 1천만 원이 건네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은해 주거지 인근 국민은행 두 곳에서 뭉텅이 현금 2천400만 원이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8년 6월, 윤 씨의 채무는 1억 2천800만 원으로 불어났고, 개인회생 대상이 됐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확보한 이은해와 윤 씨의 통화 녹음 파일에도, 윤 씨는 이은해의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도 제대로 받지 못해 곤혹스러워했던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이은해-윤 모 씨 통화 녹음 : ○○하고 30분만 얘기를 하자, 셋이서. 오빠랑 나랑 좋게 얘기해서 한 달에 30만 원이라도 좋으니까 조금씩 갚아달라고 얘기를 해보자. 오빠한테 화를 낼 것이 뭐가 있어, 오빠는 돈을 빌려 준 죄밖에 없는데.]
이은해가 윤 씨의 사망 보험 효력이 사라지면 돈을 급히 납입해 부활시켰는데, 2년간 6번이나 실효 보험을 부활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윤 씨의 실손보험은 실효 후 그대로 뒀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가입한 보험 역시 보장 기간이 짧고 월 납입 보험료가 싼 사망 담보 집중 보험이었습니다.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정황으로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이은해가 가평경찰서 조사 당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고, 다른 피의자들 역시 진술과 출석에 협조하지 않았다고도 보고서에는 적시돼 있습니다.
검찰은 오늘 구속 후 처음으로 이은해와 조현수를 각각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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