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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땅에 묻고, 노끈 · 테이프로 칭칭…반려견 학대 심각

산 채로 땅에 묻고, 노끈 · 테이프로 칭칭…반려견 학대 심각
제주에서 반려견이 산 채로 땅에 묻히는가 하면 개 주둥이와 앞발을 노끈으로 묶어 유기하는 등 동물 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어제 오전 8시 50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에서 학대가 의심되는 개가 주민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 개는 발견 당시 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파묻혀 있었으며, '우, 우, 우'하며 울고 있었습니다.

특히 개가 묻힌 땅 위에는 돌까지 얹어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신고자에 따르면 구조 당시 개는 매우 야위어 뼈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고, 곳곳에 상처가 난 상태였습니다.

또 처음에는 걷기는커녕 제대로 기지도 못한 채 벌벌 떨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해당 개의 등록칩을 확인한 결과, 개는 주인이 있는 푸들이었습니다.

19일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에 묻혔던 개 (사진=신고자가 중고물품거래사이트에 게시한 사진 캡처, 연합뉴스)

현재 이 개는 제주시청을 통해 보호시설로 인계된 상태입니다.

앞서 지난 13일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인 한림쉼터 인근에서 주둥이와 앞발이 노끈에 묶인 유기견이 쉼터 봉사자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유기견을 결박한 노끈 위에는 심지어 테이프까지 감겨있었으며, 앞발은 몸체 뒤로 꺾인 상태였습니다.

쉼터 측에서 구조 후 유기견의 등록칩을 확인해보니 이 개는 쉼터에서 지내던 개인 '주홍이'로 확인됐습니다.

구조 당일 사료조차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못했던 주홍이는 다행히 동물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묶여 있던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아 보이고 뼈에도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현재 주홍이는 두 번째 임시보호자의 돌봄을 받으면서 입양자를 찾고 있습니다.

경찰은 주홍이 학대 용의자를 찾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나 사건 현장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민가와도 멀리 떨어진 곳이라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 측은 지난 15일 탄원서를 내고 "동물보호법 위반 피의자 대부분은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재판을 받아도 벌금형을 선고받는다"며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이 동물 학대 범죄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생명을 경시하고 학대하는 세상에서 인간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며 "경찰은 이러한 사건을 진중하게 받아들여 동물학대범을 끝까지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11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동물보호법 위반 사범 4천358명이 검거됐지만, 이 중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인원은 2천751명(63.1%)이었습니다.

구속 인원은 5명에 그쳤습니다.

(사진=신고자가 중고물품거래사이트에 게시한 사진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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