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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너절한 남측 시설 싹 들어내라"…김정은 한마디에 남측 시설 '속도전 철거'

지난 17일 촬영된 금강산 일대 위성사진입니다.

9일 자 위성사진만 해도 골프장용 숙박 시설 등 8개 동의 모습이 포착됐는데 여드레 만에 싹 사라졌습니다.

해금강호텔에 이어 금강산 내 남측 시설들을 속도전 방식으로 철거하고 있는 겁니다.

이 골프장은 15년 전 우리 선수들이 북한 땅에서 처음으로 대회를 치른 곳입니다.

[김형태/프로골퍼(2007년 10월) : 처음 북녘땅에서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요.]

당시 일부 선수들은 아침마다 큰절을 올리며 아픈 가족사를 달래기도 했습니다.

[황성하/프로골퍼 (2007년 10월) : 아버님 고향 땅을 한번 밟아본 것도 의미가 있고요.]

대회 이후엔 일반 골프 관광객을 맞이할 차례였습니다.

공을 그린에 올리기만 해도 홀인원이 되는 이른바 깔때기 그린까지 만들어 금강산 관광을 견인하려 했지만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습니다.

2008년 임시 개장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 일어나면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금강산골프장은 정식 개장도 해보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역사를 담은 해금강호텔의 완전 철거도 앞두고 있는 상탭니다.

[(2007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시) 아이고. 어떻게 잘 주무셨어요?]

북한의 이런 행보는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금강산을 찾아 남측 시설 철거와 자체 개발을 지시한 게 2019년 10월.

[조선중앙TV (2019년 10월) : (김정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서 싹 들어내도록 하고.]

이후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강산을 찾아 실무 문제를 토의했다는 북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2020년 12월) :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로 훌륭히 꾸리기 위한 개발 사업을 연차별, 단계별 계획에 따라 밀고 나가며.]

정부는 이달 들어 두 차례 남북연락사무소 채널로 북측에 설명을 요구했고, 남북이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차덕철/통일부 부대변인 (지난 8일) :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 간 협의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의 응답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대화의 문을 닫고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북한이 남북 교류의 상징들마저 빠르게 철거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는 더욱 꼬이고 있습니다.

SBS 김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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