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비결은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라고 합니다)입니다. 물건 입고 시간에 맞춰 편의점 앞에 긴 줄이 생기는가 하면,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오픈런'도 생겨났습니다. 그쯤 되자 '아니 왜 더 많이 만들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유는 역시나 '띠부씰' 때문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제빵업체인 SPC 입장에서 특정 라인의 빵을 더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빵에 들어가는 '띠부씰'을 원하는 수량만큼 구할 수가 없었다는 게 업체 관계자 설명입니다. SPC 관계자에게 '스티커야 다른 업체에서 납품받아도 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떼었다 붙였다' 하는 '띠부씰의 그 접착 기술력'을 아무 업체나 갖고 있는 게 아니라고 귀띔해줬습니다.
'추억 돋는' 아이템들의 수직 상승
지난 4일 한정판으로 내놓은 인형 1,000개가 나흘 만에 완판됐습니다. 미니스커트 같은 2000년대 유행 의상을 입힌 미미인형인데 출시 직후부터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인증샷을 올리면서 입소문을 탄 덕분이라고 합니다. '복고' 열풍 속에 '한정판'이란 점이 소비층을 더욱 자극한 걸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롯데제과가 재출시한 아이스크림 조안나바가 7개월간 80만 개 팔린 걸 비롯해 빙그레의 링키바도 지난 달 다시 판매가 재개됐습니다. 식품업계뿐 아니라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초기 형태의 SNS입니다)도 최근 다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200만 명 넘는 회원들이 휴면 계정을 되살리는 등 상당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너도 나도' 문화 속 부작용 속출
물론 포켓몬빵 등의 인기 비결은 기본적으로 레트로 혹은 추억일 겁니다. 하지만 인기를 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이런 사태 배경에는 우리 사회에 숨은 '너도 나도' 문화가 작용한 것 아닌가 의문입니다. 무엇이든 한 번 유행을 타면 '묻지마 식'으로 퍼져 나가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진 현상입니다.
올봄 유행이 뭐다…라는 게 한 번 입소문을 타면 거리마다 그런 옷 차림이나 패션이 넘쳐 나는 식입니다. '등골 브레이커'라고 불렸던 고등학생들의 노스페이스 패딩이나 검정색 롱패딩 유행이 그랬습니다. 학교 앞에서 보면 거의 모든 아이들이 비슷한 옷을 입고 있어 '교복 아닌 교복'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일단 유행이 시작되면 거기에 뒤쳐지고 싶지 않은 일종의 사회 심리인 셈입니다.
이런 심리는 사실 어느 사회에서나 있게 마련입니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포켓몬빵이나 아이스크림처럼 비용이 크지 않은 경우 열풍은 더 심하게 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누군가에게 과시할 수 있는 SNS는 이런 경쟁 아닌 경쟁을 더 부추기곤 합니다. 남에게 보여주거나 과시하기 위한, 혹은 남이 하니 나도 하는 식의 추억 찾기가 아닌 내게 작은 보상이 되는 것이면 더 좋지 않을까요?
(사진=연합뉴스)